배우 겸 영화감독 말런 브랜도(1924~2004)가 20대 신인 시절 연인에게 보낸 '이별 편지'가 경매에 올랐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매업체 RR옥션에 따르면 1940년대 말 브랜도가 당시 연인이었던 프랑스 배우 겸 무용가 솔랑주 포델(1927-2020)에게 보낸 3쪽짜리 '이별 편지'가 경매에 올라왔다. 낙찰 예상가는 1만5,000 달러.
브랜도는 영화 '대부'(1973)에서 마피아 두목 '돈 비토 코를레오네' 역을 맡으며 대강한 인상을 남겼다.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마초적인 브랜도의 이미지이지만 그도 연인 앞에서는 얼굴이 발그레해지는 청년이었다. 이별을 고백하기가 힘들었는지 편지는 다소 장황하다. "당신이 나를 완전히 천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괴팍하고 변덕스럽고 돈만 생각하는 내 기질 때문에 내 기분대로 당신을 바라봄으로써 당신 감정을 모욕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설명하려고 이 편지를 쓴다" 고 그는 썼다. 이어 "덜 멋대로 행동하고 조금 더 어울리기 위해 더 노력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이별을 고했다.
브로드웨이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남자 스탠리 코왈스키를 연기해 유망주로 떠오른 브랜도와 배우의 꿈을 품고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포델은 지인의 소개로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2014년 포델은 한 인터뷰에서 "일주일에 500달러씩 벌던 브랜도가 900달러를 주면서 어머니와 함께 살 집을 구해줬다"면서 "오토바이를 타고 시골로 가 나무 밑에서 함께 사과를 먹곤 했다"고 브랜도와의 풋풋한 사랑을 회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