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러시아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이스라엘은 막강한 중동 영향력을 가진 러시아의 눈치를 보며 '중립'을 지켜왔다.
AFP통신은 31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CNN방송에서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 관련 질문을 받고 "이를 분명히 살펴보고 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앞서 우크라이나로부터 여러 차례 저고도 방어시스템 '아이언돔' 방공망 판매 요청을 받고도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이를 거부했다. 그러나 이날 아이언돔을 포함한 무기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며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미국이 막대한 이스라엘 군수품을 우크라이나에 넘겼다"라고도 밝혔다.
친서방 성향인 이스라엘의 전쟁 관망은 러시아와 얽힌 이해관계 때문이었다. 러시아는 이란과 동맹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눈감아줬다. 그러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중동 영향력이 약해지고,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며 이스라엘 역시 군사 지원이 불가피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당사국과 미국의 요청 시 전쟁의 중재자로 나설 의사도 있다고 했다. 지난해 러시아의 침공 이후 비공식적 중재에 나서달란 제의도 받았으나 당시엔 총리가 아니라 거절할 수밖에 없었단 설명이다. 그는 "적절한 시점과 적절한 상황이 있다는 걸 안다"며 "그렇게 되면 확실히 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극우 연정' 출범 후 고조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에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팔 갈등이 유혈 충돌로 번지자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급히 방문에 나서 "이스라엘 새 정부의 유대인 정착촌 확대 정책이 지역의 평화를 위협한다"라고 우려한 상황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CNN에서 말했다.
그는 "나는 팔레스타인 및 아랍 국가들과 트럼프 미 행정부 당시 아브라함 협정을 포함해 네 가지 역사적인 평화 협정을 이뤄냈다"며 "이는 지난 70년간 전임 총리들이 체결한 평화협정의 2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