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 이스타항공, 새 주인 VIG 만나 다시 날까

입력
2023.01.30 19:00
지분 100% 인수…1,100억 원 증자자금 투입
새 대표이사엔 조중석 전 아시아나항공 전무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는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의 지분을 100% 인수하는 거래를 마무리했다고 30일 밝혔다. 자본잠식이 해소된 이스타항공은 국토교통부(국토부)로부터 비행 관련 증명서를 발급받아 연내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다.

VIG파트너스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이스타항공에 1,100억 원의 대규모 증자 자금을 투입했다. 이 거래에 투입된 자금은 현재 운용 중인 VIG파트너스의 4호 블라인드 펀드에서 마련했다. VIG파트너스 측은 "이스타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거시경제 환경의 급변 등 외부 요인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하지만 이번 투자 유치로 자본 잠식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창사 이래 가장 건실하고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추게 됐다"고 전했다.

이스타항공 새 대표이사로는 조중석 전 아시아나항공 전무가 정식 부임했다. 조 신임 대표는 30년 넘게 아시아나항공 한국지역본부장과 에어부산 경영본부 본부장을 지냈다. 조 신임 대표는 "이스타항공은 과거 23대의 항공기를 보유하며 많은 고객에게 여행의 즐거움을 선사한 국내 대표 저비용 항공사"라며 "이스타항공이 신속히 정상화돼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안전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여행객들은 올해 안에 이스타항공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VIG파트너스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국토부에서 항공운항증명(AOC)을 발급받는 대로 빠른 시일 내에 국내선을 중심으로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앞으로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신규 기체 도입과 노선 확장 등 구체적인 계획도 세울 방침이다.

2007년 설립된 이스타항공은 2009년 1월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운항에 나섰고, 2009년 12월엔 국제선 시장에 진출했다. 2014년 누적 탑승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성장을 이어갔지만 2019년 이스타항공 인수를 타진하던 제주항공 측이 코로나19 사태로 인수를 포기하며 2021년 1월 기업회생절차를 밟았다. ㈜성정이 1,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면서 기업회생에 성공했고, 지난해 3월에는 회생절차를 졸업했다. 그러나 항공기를 띄울 수 있도록 하는 AOC 발급이 미뤄지면서 난항을 겪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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