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과는커녕 당당… 조폭 영화 보는 듯했다”

입력
2023.01.11 13:40
“영화 ‘범죄와의 전쟁’ 연상, 범죄를 부끄러워 않는 듯” 
“‘송구스럽다’, ‘조사로 진실 밝히겠다’ 했어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피의자로 검찰에 출두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사과를 하기는커녕 너무 당당한 모습이 마치 조폭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안 의원은 당권 경쟁상대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출마 문제에는 다른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과 달리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안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의 전날 수원지검 성남지청 출두·퇴청 모습을 두고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너무나 당당한 모습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검찰청사에서 보인 이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모습을 조폭 영화에 비유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 주변에서 병풍을 쳤던 민주당 의원들도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라며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자 드가자’라고 외치는 최형배 일당을 보는 줄 알았다”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다. 하지만 검찰청사에 출두하면서 정치적 세 과시를 하는 것은 피의자로서 방어권 행사와 무관한 부적절한 처신이란 지적이다. 이 대표는 전날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두하며 민주당 의원 41명을 대동한 가운데 검찰 수사가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 대표가 자신의 개인비리 의혹을 당과 분리 없이 공개석상에 함께 등장시킨 셈이다.

안 의원은 “(이 대표) 혼자만 저지른 일에 여러 명의 민주당 의원이 같이 (검찰청사에) 갔다”고 지적하며 “그런 모습들을 보면 마치 범죄에 대해서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그런 조직들, 조폭들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억울하더라도 최소한 물의를 일으킨 데 먼저 사과를 하는 게 상식적이지 않냐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그는 “이건 정치적인 탄압이 아니라 일반적인 범죄 수사 부분인데 떳떳하게 무슨 성명서를 발표하지를 않나, 또 의원들에 둘러싸여 자신 있게 나가지를 않나, 여러 가지로 부적절하다고 봤다”고 했다. 안 의원은 “오히려 국민들께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송구스럽다. 열심히 조사를 받았고 진실을 밝히겠다’ 정도로 했으면 차라리 국민들이 적절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특히 그는 이 대표가 성명에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언급하며 ‘정치탄압’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 “한마디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 투쟁과 본인의 개인 비리를 동일 선상에 놓고서 노골적으로 진영대결을 부추기는 모습에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나경원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당 대표에) 출마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당원투표 100%로 치러지는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룰의 약점을 상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당심’만으로 사람을 뽑으면 민심, 관심에서 멀어진다”라며 “그걸 막아낼 방법 중에 하나가 가능하면 여러 다양한 변수들, 다양한 분들이 참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또 다른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과의 ‘안윤연대’에 대해서도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당 대표 선거 결선투표에서 수도권 출신 의원들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굉장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저는 수도권에서 초·재선을 해서 수도권의 문제를 잘 알고 있다. 거기 있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한 표라도 더 보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후보 연대로 비수도권(영남) 후보와 결선투표에서 1대 1 대결을 하면 자신에게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의미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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