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2대 국가수사본부장 외부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경찰 견제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검찰 출신 인사를 전격 발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청은 5일 홈페이지에 ‘국수본부장 경력 경쟁 채용시험 계획’을 공고했다. 초대 남구준 본부장의 임기가 다음 달 25일 끝나는 데 따른 것이다. 2대 국수본부장은 2025년까지 국수본을 이끌게 된다.
국수본은 전임 문재인 정부가 검ㆍ경 수사권 조정의 후속조치로 2021년 신설한 조직이다. 수사권 조정 결과로 ‘공룡’ 경찰 우려가 커지면서 기존 경찰청장을 정점으로 하는 중앙집권구조가 경찰청장(국가경찰)ㆍ자치경찰위원회(자치경찰)ㆍ국수본부장(수사경찰) 등 ‘한 지붕 세 가족’ 형태로 쪼개졌다. 이에 따라 국수본부장은 경찰청장의 개별 수사 지휘를 받지 않고, 지방경찰청ㆍ경찰서에 설치된 수사 조직을 총괄하게 됐다.
차기 국수본부장 채용 서류 접수는 16일까지다. 이후 서류심사와 신체검사, 종합심사 등을 거쳐 경찰청장이 추천하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본부장 자격 조건은 △10년 이상 수사 업무에 종사한 고위공무원 또는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 △판사ㆍ검사ㆍ변호사 10년 이상 종사자 등이다. 국수본부장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급으로 임기는 2년이다.
관심사는 외부 인사 발탁 여부다. 초대 본부장 공모 당시 백승호 전 경찰대학장, 이세민 전 충북경찰청 차장, 이정렬 부장판사 등 5명의 외부 인사가 지원했지만, 경찰은 모두 탈락시키고 내부 인사인 ‘수사통’ 남구준 본부장을 추천했다. 문 전 대통령도 경찰의 의견을 수용했다.
그러나 비대해진 경찰 권력에 비판적인 현 정부 기조로 볼 때 차기 본부장에 외부 인사, 특히 정부 요직 곳곳에 포진한 검사 출신 인사를 앉힐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이 경우 경찰 통제조직으로 평가받는 행정안전부 경찰국에 이어 경찰 옥죄기에 대한 내부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수본부장 선발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2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