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 금액이 304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962년 정부 집계 후 최대 규모로 울산 등 비수도권 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직접 투자가 늘어난 반면, 중국‧홍콩‧싱가포르 등 중화권 투자는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이런 내용의 '2022년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직접 투자는 3,463건, 304억5,000만 달러로 전년(3,088건, 295억1,000만 달러) 대비 신고금액 기준 3.2%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실제 투자된 도착 금액은 180억3,000만 달러로 역대 2위에 그쳤다. 외국인 투자 도착 금액이 가장 많았던 건 2021년, 186억 달러였다.
외국인 투자는 서비스업(54.4%), 제조업(41%), 농축산업과 전기가스‧가스 등을 아우른 기타업종(4.6%) 순으로 많았다. 다만 제조업과 기타업종의 투자금액은 전년 대비 각각 149.4%, 47.7%늘었지만, 서비스업 투자 금액은 29.6% 줄었다.
이런 영향으로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의 수도권 비중은 줄고(75.3%→53.6%), 비수도권 비중은 늘었다(11.4%→34.3%). 산자부 관계자는 "통상 서비스업 투자가 늘면 수도권 비중이, 제조업 투자가 늘면 비수도권 비중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비수도권 투자 비중이 높아진 배경에는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도 꼽힌다. 무함마드는 에쓰오일 대주주인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대주주. 에쓰오일은 무함마드 방한에 맞춰 울산에 석유화학복합시설 건설사업인 '샤힌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투자 발표 금액 70억 달러 중 31억1,100만 달러를 신고했다. 그 결과 울산의 외국인 직접 투자 금액은 2021년 9,400만 달러에서 2022년 33억2,900만 달러로 35배가량 껑충 뛰었다. 이 밖에 전북과 충북, 세종, 전남, 대구의 외국인 투자 금액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한편 국가별로는 미국의 투자 신고액이 65.2% 늘어난 86억9,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은 26.3% 증가한 15억3,000만 달러였다. 중화권은 51억6,000만 달러로 31.6% 줄었다. 산자부 관계자는 "2021년에는 중화권 국가들의 국내 직접 투자 비중이 늘었던 만큼 지난해 결과만을 두고 미중 패권 갈등 영향을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샤힌 프로젝트'로 아람코 본사인 네덜란드 투자 신고액이 전년 대비 5배가량 늘었지만, EU 전체 투자액은 36.9% 줄어든 86억8,500만 달러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