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이재명 수사검사' 이름 공개 부적절하다

입력
2022.12.2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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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와 관련한 수사를 맡고 있는 검사 16명의 실명과 11명의 사진을 넣은 웹자보를 만들어 온라인에 게재하고, 전국 지역위원회에 전달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대해 부당한 요소가 있더라도, 이런 식의 대응은 여당의 비난을 떠나 공당의 책임을 저버리는 부적절한 ‘좌표찍기’이며 민주당으로서도 얻을 것이 없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검사의 수사는 단독 관청으로서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이고 어느 검사가 어떤 수사를 하는지도 이미 언론에 공개된다”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개인의 형사 문제를 모면해보려고 공당을 동원해 적법하게 직무를 수행 중인 공직자들의 좌표를 찍고, 조리돌림당하도록 선동하고 있다”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지적에 공감하는 이가 더 많을 것이다.

성남FC 수사와 관련해서는 분명 이 대표와 민주당이 반발할 만한 ‘정치보복’의 요소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시민구단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비리’로 간단히 치환할 수만은 없으며, 더구나 지금까지 구단에 들어간 후원금 외에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개인적으로 이익을 본 혐의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과 같은 ‘검사 좌표찍기’식 대응은 인권침해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 ‘팬덤층’만 바라보는 좁은 정치이다. 민주당이 공개한 검사 명단에는 ‘대장동·위례 개발사업 수사’ 등 관련자 진술로 이 대표의 비리 의혹이 상당히 의심되는 사안의 담당자들까지 포함됐다. 이는 ‘사실’로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중도층을 돌아서게 하고, 제 일을 하는 것뿐인 검사까지 적의를 갖게 해서 또다시 ‘정치 검사’를 양산하는 악순환을 부를 뿐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일정을 이유로 검찰이 통보한 '28일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차라리 소환에 응해서 검찰과 법리로 정면 대응을 하는 편이 옳다. 국민들은 과거와 달리 검찰 수사라고 해서 무조건 믿지 않으며, 충분히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으로 판단할 준비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