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해왔지만 올해는 더 애틋"...중·러, 열 번째 합동해상훈련 돌입

입력
2022.12.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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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7일 동중국해 해상에서 대규모 합동훈련
중국 "일본 방위전략 수정한 시점의 훈련"
러시아, 유럽에선 벨라루스 아시아에선 중국과 연대 과시

중국과 러시아 양국이 21일 동중국해에서 해군 합동군사훈련에 돌입했다. 매년 실시하는 연례행사지만, 올해는 양국 모두 이번 훈련에 각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중국은 최근 '선제 타격' 능력 보유를 선언한 일본 견제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심화한 군사적 고립을 탈피할 계기로 이번 훈련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1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러 양국은 연간 군사협력 계획에 따른 '2022 해상 합동군사훈련'을 이날 개시했다.

오는 27일까지 일주일간 동중국해에서 열리는 이번 훈련에는 양국의 최첨단 해군 전력이 참가한다. 중국 측에서는 △052D형 이지스 구축함 바오터우함 △052C형 미사일 구축함 지난함을 비롯해 △잠수함 △조기경보기 등이, 러시아에서는 △미사일 순양함 바랴그함 △대잠호위함 마르샬샤포슈니코프함 등이 투입됐다. 양국 해군은 이번 훈련 기간 △대함·대잠 포격 △해상 봉쇄 △합동 구조 작전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2012년부터 매년 열려 온 양국 간 해군합동훈련은 올해로 열 번째를 맞는다. 지난해에는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표르트 대제만 부근 해역에서 훈련을 치렀고, 2016년의 경우 서해에서 대규모 훈련을 열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하려는 한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시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중국은 올해 훈련 타깃이 일본임을 숨기지 않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1일 "이번 훈련은 대만과 일본 열도에 인접한 동중국해에서 열린다"며 "일본이 최근 선제타격 능력과 순항미사일 보유계획을 선포하는 등 방위 전략을 수정한 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은 지난 16일 적의 공격을 받아야 반격할 수 있다는 기존의 '전수방위' 원칙을 깨고 '선제타격' 능력 보유를 선언했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자, 중국은 랴오닝함 항공모함 전대를 오키나와 해역에 급파하는 등 무력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신문은 또한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인도태평양전략'을 동시에 밀어붙이고 있는 미·일 간 안보 협력 등도 거론했다. 이번 훈련에 대만 유사시 일본군의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시나리오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대만 왕보는 "훈련 해역이 대만과 불과 300여㎞ 떨어진 곳"이라며 "중·러 간 합동훈련을 해온 10년간 대만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벌어지는 훈련"이라고 전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훈련이 발표된 시기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벨라루스 방문과 맞물려 있다"며 "(러시아가) 서방의 압박을 탈피하려는 일련의 시도"라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접경국이자 우방인 벨라루스를 찾아 참전을 요청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유럽에선 벨라루스와 아시아에선 중국과 각각 연대하는 모습을 과시해 고립감을 떨쳐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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