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국내 조선 ‘빅3’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게 됐다.
산업은행은 16일 “금일 대우조선과 한화그룹 간 2조 원 유상증자를 내용으로 하는 신주인수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본계약에 앞서 산은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9월부터 본격화한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유치 진행 경과를 보고했다.
한화와 대우조선은 앞서 9월 26일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맺었다. 이후 경쟁입찰(스토킹호스 방식) 절차를 밟았지만 추가로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한화가 최종 투자자로 확정됐다. 한화는 10~11월 대우조선을 상대로 상세 실사 작업을 진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대우조선과 투자유치 관련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향후 대우조선과 한화는 국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등 필요한 인허가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기업결합 심사 대상국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싱가포르, 튀르키예, 베트남, 영국 등 8개국이다. 2019년부터 진행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건의 경우 EU의 불승인으로 올해 1월 좌절되기도 했다. 한화는 현대중공업과 달리 이종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조속한 시일 내 기업결합 승인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기업결합, 방산업체 매매 승인 등 거래 관련 국내외 절차가 마무리되면 한화는 신규 자금 2조 원을 투입해 대우조선 신주를 인수, 경영권 지분 49.3%를 확보하게 된다. 산은을 제치고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서는 것이다. 유상 증자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 원), 한화시스템(5,000억 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 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 원) 등 한화 계열사 6곳이 참여한다.
산은은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대우조선의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돼 근본적인 경영 정상화의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한화, 대우조선 및 제반 이해당사자와 함께 향후 유상증자 완료까지 절차가 신속하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