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자, 21개월 만에 감소 전환… '고용 한파' 엄습

입력
2022.12.14 18:00
11월 신규 취업 63만... 하반기 내내 악화
내년 고용, 금융위기·코로나19급 전망
정부 "경제정책, 위기 극복·재도약 중점"

취업자 증가폭이 하반기 들어 고꾸라지고 있다. 신규 입사가 많은 청년 취업자는 지난달 2년여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고용 한파'가 닥칠 전망이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1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842만1,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2만6,000명 증가했다. 11월 기준 121만7,000명 늘었던 1999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지표는 수치상 선방하고 있으나 추세는 점점 꺾이고 있다. 올해 초 100만 명을 돌파한 취업자 증가폭은 5월 93만5,000명을 기록한 이후 둔화세다.

연령별로는 15~29세 청년층 취업자가 전년 대비 5,000명 줄면서 지난해 2월(-14만2,000명) 이후 21개월 만에 감소로 주저앉았다. 경제 허리인 40대(-6,000명)는 5개월 연속 감소했고, 30대는 6만6,000명 증가에 그쳤다. 청년층과 3040세대는 앞으로 취업자 감소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5060세대와 달리 일할 인구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50, 60대 취업자는 각각 9만2,000명, 47만9,000명 뛰었다. 50, 60대가 전체 취업자 증가 인원의 91%를 차지했다.

산업별로는 숙박·음식점업(23만1,000명), 보건복지업(14만9,000명) 등에서 취업자가 많이 늘었다. 숙박·음식점업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경기가 살아나 직원을 대거 뽑는 산업이다. 도·소매업(-7만8,000명), 금융·보험업(-2만7,000명), 운수·창고업(-1만2,000명)은 취업자가 줄었다.

고용 전망은 어둡다. 경제 위축으로 경기 후행 지표인 고용 역시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주요 경제기관은 내년 한국의 성장률을 1%대로 예측하고 있다. 또 올해 취업자 증가폭이 워낙 컸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당장 내년 초부터 고용 지표를 제약할 전망이다.

이를 반영해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은행은 내년도 취업자 증가폭을 각각 8만 명, 9만 명으로 예측했다. 올해 취업자 증가폭 예상치인 80만 명 안팎을 훨씬 밑돌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8만7,000명),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21만8,000명)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내년 취업자 증가는 기저효과 등으로 크게 둔화할 전망"이라며 "정부는 내년도 경제정책을 '위기 극복과 재도약'에 중점을 두고 일자리와 안전망을 확대·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