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부누·리바코비치... 월드컵 최고 수문장은 누구?

입력
2022.12.13 04:30
23면
글든글러브(구 야신상) 2파전 양상
이번 대회 첫 대결선 '무승부'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막바지로 향해 가면서 개인부문 수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골든글러브(구 야신상)의 주인공에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골든글러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최고 수문장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구소련의 전설적인 골키퍼 레프 야신을 추모하기 위해 ‘야신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부터 골든글러브로 명칭을 바꿨다.

8강까지 치른 현재 가장 돋보이는 골키퍼는 모로코의 야신 부누(세비야)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상대에 단 1골도 내주지 않는 철벽방어를 선보이고 있다. 유일한 실점은 캐나다전 자책골 1골이 전부다.

부누의 활약은 토너먼트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스페인과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2차례 완벽한 선방을 선보이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진 포르투갈과의 8강전에서는 상대의 유효슈팅 3개를 모두 막아내며 1-0 승리에 공헌했다. ‘월드컵 최초 아프리카팀 4강 진출’이라는 새 역사는 부누의 손으로 쓰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미니크 리바코비치(디나모 자그레브) 역시 크로아티아를 대회 4강에 올려놓은 1등 공신이다. 그는 8강전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신들린 선방쇼를 펼쳤다. 유효슈팅 11개를 기록한 브라질의 맹공을 단 1실점으로 막아내며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다. 승부차기에서도 브라질의 첫 번째 키커인 호드리구의 슈팅을 쳐내며 기선을 제압했고, 그의 활약에 힘입어 크로아티아는 4-2로 승리를 챙겼다. 리바코비치는 일본과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도 3차례 선방으로 3-1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맞대결을 펼친바 있다. 지난달 23일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F조 1차전에서 만난 두 선수는 각각 상대의 유효슈팅 2개씩을 막아냈다. 팀 역시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양 선수는 이날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두 선수는 4강전에서 각각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아르헨티나·애스턴 빌라)와 위고 요리스(프랑스·토트넘)와 대결한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파리 생제르맹)와 킬리안 음바페(프랑스·파리 생제르맹) 등 세계 톱클래스 공격수들과의 승부도 기다리고 있다. 물론 모로코와 크로아티아는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에 비해 약팀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부누와 리바코비치가 준결승전에서 또 한 번 선방쇼를 선보인다면, 이번 대회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은 두 선수 중 한 명이 될 공산이 크다.

박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