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3세 아들 폭행 50대, 집행유예

입력
2022.12.11 09:20
이마 바닥 찧고 효자손으로 때려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선고

자폐증 진단을 받은 3세 아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이지수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3)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보호관찰 3년과 아동관련기관 3년 간 취업제한, 3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 4월 15일 오후 2시 20분쯤 집에서 아들 B군이 심하게 운다는 이유로 뒤통수를 잡고 바닥으로 밀어 이마를 다치게 하고, 소파에 집어던져 상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지난해 11월 29일에는 차 안에서 B군의 얼굴을 때렸고, 그 보다 한달 앞선 10월 31일에는 집에서 효자손으로 얼굴과 엉덩이 등을 5차례 때려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효자손으로 (아들을) 때린 적은 있지만 훈육을 위해서였다. 얼굴을 때리거나 이마를 바닥에 찧게 하는 등 폭행한 적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결혼이민자 부인 C(30)씨도 수사기관 조사와 재판에서 A씨에게 유리한 취지로 진술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사는 "수사기관에 임의 제출된 이 사건 학대 영상은 증거 능력이 있다"며 "적법하게 채택된 조사 증거와 진술 등으로 볼 때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라고 밝혔다.

이 판사는 "배우자가 피고인에 대한 형사처벌보다 교육과 치료를 통한 폭력적인 성향 개선을 원한다"며 "피고인도 스스로 심각성을 깨닫고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한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원주=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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