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해외를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잇따라 열리면서 코로나19 등으로 침체에 빠졌던 제주 외국인 관광시장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7일 제주도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제주와 해외를 잇는 국제선 운항편은 지난 6월 스쿠트타이거항공의 제주-싱가포르 노선을 시작으로 태국 방콕(제주항공)과 중국 시안(진에어) 노선이 잇따라 운항을 재개했다. 이어 지난달엔 티웨이항공이 2020년 2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제주-일본 오사카 노선에 항공기를 투입했으며, 제주-타이베이(타이거에이) 노선도 운항을 시작하는 등 현재 5개의 제주 하늘길이 다시 열렸다. 또 이달 24일에는 티웨이항공이 제주-타이베이 노선 정기편을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주 2회 운항할 예정이며, 홍콩익스프레스는 내년 1월22일부터 제주-홍콩을 잇는 국제선 정기편을 주 4편 운항할 계획이다.
제주 기점 해외 하늘길 확대와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일시중단했던 제주 무사증 제도가 지난 6월부터 재개됨에 따라 제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하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5만2,0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6,877명)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 회복 기대감은 하늘길뿐만 아니라 뱃길에서도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금한령’과 코로나19 여파로 ‘개점휴업’ 중인 제주 크루즈 뱃길이 4년 만에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도와 제주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내년 국제 크루즈선이 57회에 걸쳐 제주항과 서귀포 강정항에 입항을 신청한 상태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지난 10월24일부터 크루즈 선박 입항과 외국인 여행객 하선 관광을 허용했다.
제주 방문 크루즈 관광객은 2016년 120만9,100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금한령’으로 중국 크루즈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기면서 2017년 18만9,732명, 2018년 2만1700여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2020년과 20201년, 올해 현재까지 3년 째 국제 크루즈의 제주 입항 실적은 단 1건도 없다.
제주 외국인 관광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도와 제주관광업계도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도는 우선 제주 한류 및 인플루언서 등과 연계한 ‘타깃 마케팅’을 통해 제주기점 직항 노선을 꾸준히 확대하는 한편 국제선 취항도시를 대상으로 제주 관광 홍보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권역별로는 중화권 개방에 대비해 현지 제주 관광 홍보사무소를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하는 동시에 대만 및 홍콩을 대상으로 현지 박람회와 제주 관광 설명회를 개최한다. 또 동계기간 제주 직항 노선이 크게 늘어난 일본시장을 겨냥해 현지 홍보를 강화하면서 제주 기항 크루즈 마케팅도 병행할 예정이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장에 대해서는 제주 관광 설명회 등을 통해 현지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한편 세계적인 허브 공항인 싱가포르의 창이국제공항과 연계해 호주와 유럽 등 직항 미개설 국가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제주 관광을 알릴 방침이다.
김애숙 제주도 관광국장은 “코로나19 이후 침체에 빠졌던 외국인 관광시장 회복을 위해 도내 관광업계와 함께 현실성 있는 대안과 맞춤형 마케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