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당시 '강제 퇴장'을 당했던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재등장했다.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영결식장에서다.
6일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후 전 주석은 전날 베이징 중국 인민해방군 종합병원에서 열린 영결식에 참석했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왕양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비롯해 리창, 딩쉐샹, 리시 등 중국의 차기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후 전 주석이 공개 석상에 나온 것은 당대회 폐막식이 열린 10월 22일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과 나란히 앉아 있었던 후 전 주석은 경호원의 손에 이끌려 급작스럽게 퇴장해 의문을 남겼다.
중국 관영 언론은 당시 "후 전 주석 건강 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냈다. 반면 시 주석의 의중이 담긴 '강제 퇴장'이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시 주석을 견제할 수 있는 마지막 정치 세력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 관료들이 대거 낙마했다. 공청단 수장 격인 후 전 주석이 끌려나가는 듯한 모습까지 언론에 노출되며 시 주석이 독재에 가까운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중국이 후 주석을 영결식에 재등장시킨 것에는 이 같은 시각을 불식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닐 토마스 유라시아그룹 수석 중국 분석가는 블룸버그통신에 "후진타오가 장쩌민을 기리는 행사에 참석한 것은 시 주석이 (정치적) 통합의 이미지를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했다. 후 전 주석은 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추도대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