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취임 후 첫 출장으로 UAE 간 이재용 "중동의 스마트시티는 기회의 땅"

입력
2022.12.06 21:00
13면
UAE 바라카 원전 현장 찾은 이재용 회장
삼성물산, 삼성전자 등 중동 사업 현황 점검
UAE 대통령이 개최하는 비공개 모임 참석 전망


"새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다. 어렵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았다.

삼성전자는 6일 이 회장이 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Al Dhafra)에 위치한 바라카(Barakah)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중동 지역 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2019년 추석 명절에 사우디 리야드 지하철 공사 현장을 찾은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바라카 원전은 삼성물산이 포함된 '팀 코리아' 컨소시엄이 진행하는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 건설 프로젝트다. 바라카 원전에서 이재용 회장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원전 3∙4호기 건설 현장을 돌아본 후, 현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회장은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해외 건설 현장에서 책임감을 갖고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는 2012년 건설을 시작해 10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장기 프로젝트로, 오랫동안 현지에 머물며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임직원이 많은 사업장이다.

이 회장은 바라카 원전 방문에 앞서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자 중동 지역 법인장들을 만나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중장기 전략도 논의했다. 또 아부다비에 있는 삼성전자 매장을 방문해 제품 판매 상황과 고객 반응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이 여는 연례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5월 UAE 대통령으로 뽑힌 무함마드 대통령은 왕세제 신분일 때부터 매년 말 글로벌 기업인과 정계 유력 인사들을 초청해 비공개 사교 모임을 열어 왔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에도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UAE를 찾았다.

이 회장이 이처럼 중동 지역에 공들이는 이유 UAE를 비롯한 여러 국가가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각종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부다비는 180억 달러(약 23조6,000억 원)를 투입해 '마스다르 시티'를 짓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네옴시티'를 구축하기 위해 전 세계 주요 정보통신(IT) 기업들과 사업 논의를 확대하고 있다.

이 회장이 이번 간담회에서 중동 국가의 수장들을 만나 5세대(5G) 이동통신, 반도체, 인공지능(AI), 건설 등 삼성의 핵심 경쟁력을 적극 선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과거 이 간담회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회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하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