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도시의 지하철 차량기지에 몰래 들어가 전동차에 '그라피티'를 남기고 달아난 외국인 남성 한 명이 루마니아에서 붙잡혔다.
5일 인천 논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월 24일 인천지하철 2호선 운연차량기지에 침입해 전동차 1대에 가로 2m, 세로 1m 크기로 'WORD'라는 영어 단어를 그리고 도주한 미국인 A(26)씨가 지난달 22일 루마니아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 직후 경찰은 인터폴에 용의자들을 특정하고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은 법무부를 통해 범죄인 인도 요청을 했으며, 루마니아 정부 승인을 받아 A씨를 송환되는 대로 범행 경위와 동기를 조사할 예정이다.
A씨는 공범인 이탈리아인 B(27)씨와 함께 울타리와 철조망을 자르고 보안시설인 운연차량기지에 침입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9월 11일부터 23일 사이 서울·대구 등 전국 5개 도시 지하철 차량기지 전동차 등에서 발견된 'RIDE'와 같은 다른 그라피티도 A씨 일당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인천교통공사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와 B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공동건조물 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추적했다. B씨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길거리 벽면에 낙서처럼 그리거나 페인트를 분무기로 내뿜어서 그리는 그라피티는 1980년대 초 미국 뉴욕 지하철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대부분 국가에서 범죄행위로 분류하고 있으며, 공용물 파괴 혐의 등이 적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