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와 정부의 대치 상황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양측 모두 격앙된 채 질세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30일 노정이 두 번째로 마주 앉았지만, 고성이 오가며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40분 만에 헤어졌다. 노조를 적대시하며 노동자들을 갈라치기하는 대통령과 정부의 인식이 사태를 출구 없는 코너로 몰아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이날 교섭 시작도 전부터 나온 노정의 강경 발언은 수위가 더 높아졌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날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된 시멘트 운수종사자에게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법에서 정한 제재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고 엄포를 놓았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파업이) 회복돼도 끝까지 법에 의한 심판으로 처단하겠다” “정유, 철강, 컨테이너 분야에도 추가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통령실은 안전운임제 폐지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한발 더 나갔다.
정부의 강경 대응은 노동문제를 대하는 대통령의 인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파업 참가 노동자를 “고소득층”, 불참 노동자를 “진정한 약자”로 구분했고, 외신 인터뷰에서까지 “강성노조 문화는 한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노동계의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 아니나다를까 화물연대 시멘트 운수종사자들은 “명령에 따른 강제노동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천명했다. 민주노총은 업무개시명령에 대응해 6일 전국 동시다발 총파업을 벌일 태세다. 만나기로 해놓고 상대방이 수용할 수 없는 발언과 태도로 일관하는 양측의 모습에 국민들의 피로감마저 커지고 있다.
국토부는 이날 교섭에서도 협상 당사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6월 협상에서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품목 확대 논의’를 약속했던 게 다름 아닌 국토부였다. 상황이 달라졌다면 국회든 대통령실이든 협상이 가능한 쪽에서 나와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 화물연대와 민주노총도 파업 확대라는 초강수론 공감대를 얻지 못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