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한파, 새벽 음주 한랭질환 걸리기 십상

입력
2022.11.30 11:27
질병청,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기온 낮아지는 오전 6~9시 환자 많이 발생 
고령층 남성 취약…학생 환자도 5.3%

하루 사이 체감온도가 영하 15도까지 떨어지며 추위가 갑작스럽게 찾아와 한랭질환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예년 사례를 보면 오전 9시 이전에 한랭질환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는데, 특히 과음을 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겨울철 한파로 인한 건강 피해를 감시하기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2월까지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한랭질환은 추위가 직접적 원인이 돼 인체에 피해를 주는 질환으로, 저체온증과 동상, 동창이 있다. 지난 절기(2021~2022년 겨울철) 응급감시체계로 신고된 한랭질환자는 300명이었다. 2020~2021년 절기(433명) 대비 환자 수는 30.7% 감소했지만 사망자는 28.6% 늘었다. 지난 절기에 사망자는 9명이다.

가장 위험한 시간대는 기온이 낮은 자정부터 오전 9시였다. 전체 환자의 42%가 이 시간대에 발생했다. 오전 6~9시가 23.3%로 가장 많았고, 오전 9~12시가 14.3%로 뒤를 이었다. 오후 6~9시도 12.7%로 오전 못지않게 위험한 시간대였다.

지난 절기 사망자 9명 사인은 모두 저체온증

술을 마셨다면 한랭질환에 걸리기 더 쉬운 상태다. 한랭질환자 중 22.3%는 병원을 찾았을 때 음주 상태였다. 또한 길가나 주거지 주변, 산 등 실외 활동 중 발생이 81.3%를 차지했다.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장소는 길가(25.7%)와 주거지 주변(14.7%)이었다. 반면 스키장(1.3%)과 스케이트장(0%)은 환자 발생이 매우 적었다. 실내 및 집에서 발생한 비율은 12.3%였다.

고령층 남성이 한랭질환에 취약했다. 여자보다는 남자가 훨씬 많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남자 환자는 전체의 71.3%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고령층 환자는 47%로 전체 환자의 절반 정도였다.

직업별로 보면 노숙인을 제외한 무직자가 39.7%나 됐다. 반면 노숙인은 4%에 불과했다. 그 외 직종은 한 자릿수였지만 학생은 5.3%로 높은 편이었다. 직업이 파악되지 않은 미상은 29%였다.

질환별로는 저체온증이 전체 환자의 77.7%로 가장 많았다. 지난 절기 발생한 사망자 9명의 사인 모두 저체온증으로 추정됐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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