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 반대 시위를 취재하던 스위스 기자가 중국 당국에 한때 구금됐다가 풀려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내 시위와 관련해 외신기자가 구금된 건 영국 BBC방송 기자에 이어 두 번째다.
29일(현지시간) 스위스 공영방송 RTS은 자사 소속 특파원 미카엘 푸커 기자가 27일 저녁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 현장을 보도하다가 중국 공안에 연행됐다고 밝혔다. 동행 취재 중이던 촬영 기자도 함께 구금됐고, 촬영 장비는 압수당했다.
푸커 기자 일행은 상하이 공안당국 고위 관계자가 이들을 연행한 공안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 석방됐다. 유치장에 구금됐던 시간은 길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상하이에서 BBC방송 소속 에드 로런스 기자도 시위 현장을 취재하다가 공안에 끌려가 구타를 당했다. 로런스 기자가 팔에 수갑이 채워진 채 바닥에 넘어져 있고, 공안 여러 명이 그를 끌어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기도 했다. 유럽방송연합(EBU)은 “회원 방송사와 그 제작진에 대한 중국 공안의 위협과 공격적인 태도를 강력하게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영국 정부는 29일 런던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해 BBC 기자에 대한 부당한 처우에 항의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론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그것은 영국 신념 체계의 핵심에 있다”며 “기자들은 공격당할 두려움 없이 자기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