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방송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로 추정됐던 소녀의 공연 영상을 방영했다가 '진짜' 딸이 공개되자 해당 소녀 출연 부분만 삭제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9일 북한 정권수립(9·9절) 74주년 경축 행사 무대가 배경으로 담긴 음악편집물 '당이여 그대 있기에' 제목의 영상을 방송한 데 이어 오후에 이를 재편집해 내보냈다.
처음 방영된 영상에는 지난 9월 진행된 경축 행사의 공연 장면이 담겨 있다. 외신 등에서 김 위원장의 딸로 추정했던 소녀의 모습도 보였다. 이 소녀는 다른 출연자들과 달리 머리를 풀고 흰 양말을 신은 채 무대에 섰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9월 원본 영상이 처음 나왔을 때 중국 전문가를 인용해 이 소녀가 김 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라고 추정했었다.
그러나 오후에 내보낸 음악편집물 재방송분에는 이 소녀의 모습이 편집돼 사라졌다. 다른 부분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이 소녀가 등장했던 장면만 다른 소녀의 공연 장면으로 대체했다. 이 재방송은 김 위원장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지지도에 동행한 '진짜' 딸의 모습을 보도한 뒤 송출됐다.
북한이 '편집 영상'을 방송한 것은 김 위원장이 ICBM 발사장에서 딸 주애양을 공개한 이후다. 일부 외신에서 제기된 억측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북한에서 절대적 권위를 지니는 '백두 혈통'과 관련한 사안인 만큼, 국제사회의 잇따른 추정 보도를 북한 당국이 경계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