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미래의 장인 어른’에 멀티골+첫승 선물

입력
2022.11.24 03:21
스페인, 조별리그 1차전서 7-0 대승
토레스, 멀티골로 승리 이끌어

‘무적 함대의 미래’ 페란 토레스(22)가 미래의 장인어른에게 월드컵 2골과 승리를 동시에 선사했다.

스페인은 2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E조 조별리그 1차전 코스타리카와 맞대결에서 7-0으로 대승을 거뒀다. 토레스의 2골 등 6명의 선수가 7골을 합작하며 이번 대회 한 경기 최다골 기록을 세웠다. 이 경기 전엔 잉글랜드가 이란에 6-2로 승리한 적이 있다. 아울러 스페인이 월드컵 한 경기에서 7골을 넣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코스타리카는 이날 단 한 번도 슈팅을 못한 채 완패했다.

토레스는 이날 다니 올모, 마르코 아센시오와 함께 스리톱 공격라인을 형성했다. 스페인은 전반 초반부터 코스타리카를 압박하며 전반 10분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가비의 도움을 받은 올모가 침착하게 골을 넣었다. 이어 알바의 패스를 받은 아센시오가 왼발 논스톱 슛으로 두번째 골을 넣었다.

토레스는 전반 31분 페널티 킥으로 팀의 3번째 골이자 자신의 월드컵 데뷔 골을 신고했다. 알바가 페널티 킥을 얻어냈고 토레스가 킥 직전 잠시 떠오르는 타이밍을 빼앗는 동작으로 골키퍼를 속이며 3-0을 만들었다. 토레스는 후반 9분에도 가비와 환상의 패스 호흡을 맞춰 멀티골을 완성했다. 토레스가 사이드로 밀어준 패스를 가비가 다이렉트로 리턴 패스했고, 골문을 향해 쇄도하던 토레스는 왼발 터닝 슛으로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다. 토레스는 이후 4-0으로 앞선 상태에서 교체됐지만, 스페인은 가비와 카를로스 솔레르, 알바로 모라타가 잇달아 골을 추가하며 대승을 완성했다.

토레스는 오래전부터 스페인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루이스 엔리케(52) 감독의 딸이자 승마 선수인 시라 마르티네스와 교제 중이다. 특히 2021년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시티에서 뛰었던 토레스는 ‘장거리 연애’를 마치기 위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그간 토레스는 여자 친구 관련 질문을 피했다. 토레스는 그러나 월드컵 첫 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엔리케 감독님과 나는 공과 사를 확실하게 구분한다. 가족일 때와 감독-선수 관계일 때는 다르다”라며 “난 이 관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지금까지 잘 유지해 왔다고 자신한다”라고 밝혔다.

엔리케 감독도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딸과 토레스의 교제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엔리케 감독은 ‘본인과 가장 닮은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토레스다. 만약 다른 답변을 했다간 내 딸이 나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농담 섞은 답변을 했다. 엔리케 감독은 '미래의 사위'에게 믿음을 줬고, 토레스는 이 믿음에 확실하게 보답했다.

강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