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독일 '전차군단' 잡았다...'아시아 돌풍' 한국도 희망

입력
2022.11.24 00:29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또다시 아시아의 반란이 일어났다. 이번엔 일본이 거함 독일을 격침시키며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명예회복을 노렸던 독일은 첫 경기부터 일본에 덜미가 잡히면서 또다시 조별리그 탈락의 악몽에 시달리게 됐다.

일본 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의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2대 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은 전반 33분 일카이 귄도안에 골을 내줬으나, 후반 30분 도안 리츠, 후반 38분 아사노 타쿠마가 연속골을 성공시키며 게임을 뒤집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4위의 일본은 이번 대회 최악의 ‘죽음의 조’로 꼽히는 스페인(7위), 독일(11위), 코스타리카(31위)와 한 조에 묶이면서 1승도 하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날 독일을 꺾고 승점 3점을 얻으면서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거둬도 16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반면 독일은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에게 0대 2로 패한데 이어 카타르월드컵에서 일본에게까지 덜미가 잡히면서 아시아 국가 징크스에 사로잡히게 됐다.

독일은 초반부터 일본을 거세게 몰아붙이며 경기를 주도했다. 결국 전반 31분 일본 골키퍼 곤다의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귄도안이 깔끔하게 성공시켜 리드를 잡았다.

이후에도 독일의 공격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독일의 슈팅은 번번이 골문을 외면했다. 여러차례 결정적인 찬스가 있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 14분에는 독일에 골대 불운이 찾아오며 추가골이 무산됐다. 귄도안이 짧은 거리를 돌파 후 낮게 깔아 찬 공이 골대를 강타했다.

골을 넣어야 할 타이밍에 넣지 못하자 상대의 반격이 시작됐다. 서서히 점유율을 높여간 일본은 후반 교체로 들어간 두 선수가 잇따라 골을 책임졌다.

일본은 후반 30분 도안이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사기가 오른 일본은 불과 8분 뒤 아사노가 독일 수비수 니코 슐로터벡과 일대일 싸움에서 이기고 골을 성공시켜 경기를 뒤집었다.

독일은 남은 시간 만회골을 넣기 위해 총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 경기 내내 독일을 괴롭혔던 골결정력 부족에 계속 발목을 잡혔다.

결국 일본이 독일이라는 대어를 낚으면서 아르헨티나를 이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 번째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다급해진 독일은 추가 시간 프리킥 상황에서 4년전 한국전과 마찬가지로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까지 공격에 가담하며 간절히 동점 골을 노렸지만, 또 한 번 이변의 제물이 되며 씁쓸하게 돌아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이 연 이틀 세계 최강 아르헨티나와 독일을 꺾는 ‘아시아 돌풍’을 일으키면서 한국도 우루과이를 아시아의 희생양으로 전락시킬 수 있는 희망을 갖게 됐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H조 첫경기는 24일 오후 10시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알라얀 = 김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