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빈곤 포르노, 토론해봐야 할 용어"...국힘은 장경태 총공세

입력
2022.11.17 08:25
장경태 '빈곤 포르노'에 국민의힘 격렬한 반발
이준석 전 대표, 자신의 '양두구육' 향한 반응에 빗대
"한국식 먹방도 'Food Porn'이라 불린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병원 심장질환 아동 방문을 가리켜 '빈곤 포르노'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이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등 총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견을 제시했다.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할 때 사용했던 '양두구육'에 국민의힘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에 빗대 '빈곤 포르노'도 원래 뜻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의견을 보인 것이다.

이 전 대표는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얼마 전 '양두구육'이라는 사자성어를 잃었고, 지금 'Poverty Porn(빈곤 포르노)'이라는, 앞으로도 치열하게 토론하고 고민해봐야 되는 용어를 잃는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위해 뛰었으나 윤 대통령의 당선 후 행보가 자신의 선거운동 내용과 달랐다는 주장을 하며 이를 '양두구육(양 머리를 놓고 개고기를 팔았다)'이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했는데, 국민의힘 쪽에서는 "윤 대통령을 개고기에 비유했다"고 반발한 적이 있다.

이 전 대표는 "사회복지의 넒고 다양한 수요를 일부 방송국과 연계한 빈곤 포르노를 앞세운 단체들이 독점하는 점 때문에라도 언젠가 타파해야 되는 지점"이라고 주장했다. 빈곤 포르노는 진보적 관점에서는 유니세프와 옥스팸 등 국제 구호기구가 서구 중심적 관점에서 시혜적 후원을 하기 위해 제3세계의 빈곤을 타자화한다고 비판할 때 사용되는 용어다. 동시에 보수적 관점에서는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의 처지를 강조해 시혜적 복지를 유발한다고 할 때 동일한 방식으로 활용된다.

이 전 대표는 "'포르노'에 꽂힌 분들은 이 논쟁에 대해 한 번도 고민 안 해본 사람임을 인증한 것이다. 이성을 찾자"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국식 '먹방'은 외국에서 'Korean Food Porn'이라고 하는데, 그럼 먹방 유튜버들이 포르노 배우라는 것인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당 최고위에서 김 여사가 캄보디아의 심장질환 아동 가정을 방문한 것을 두고 "세계적으로 의료 취약계층 등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빈곤 포르노'에 대한 비판과 규제가 강력해지고 있다. 가난과 고통은 절대 구경거리가 아니고, 그 누구의 홍보수단으로 사용되어서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15일 장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소속 여성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자극적인 단어로 김건희 여사의 외교 행보를 폄훼하는 것"이라면서 "김 여사에 대한 인격살인일 뿐 아니라 나아가 대한민국의 국격살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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