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이차전지 산업에서 중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김유정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전략연구센터장에게 의뢰·작성한 '한국과 중국의 이차전지 공급망 진단 및 정책 제언' 보고서를 15일 공개했다. 보고서는 이차전지 산업을 공급망 단계에 따라 원료, 제조·생산, 재활용 등 3개 분야로 나줘, 두 나라의 경쟁력을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3개 분야에서 한국은 모두 중국에 밀렸다. 우선 ①원료에서 한국은 5점 만점에 '매우 미흡' 수준인 1.3점을 진단받았다. 원료 공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는 게 문제였다. 중국은 원료 접근성과 조달 경쟁력이 높아 '보통'인 3.3점을 받았다.
한국의 주요 이차전지 원료의 중국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다. 주원료인 수산화리튬(2018년 65%→2021년 84%), 황산코발트(50%→87%), 흑연(83%→88%) 모두 3년 사이 크게 높아졌다. 황산망간의 경우 99%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형편이다.
②제조·생산 역시 한국은 '보통'(3점)으로, '우수'(4점)를 받은 중국에 졌다. 한국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 세계 2위(지난해 기준)를 기록하는 등 이차전지 완제품의 제조경쟁력이 우수한 반면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4대 이차전지 소재 부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중국은 4대 소재부품 분야 모두 세계 1위 생산국이며,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도 세계 1위다.
③재활용 분야에서도 한국은 1.8점으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은 2020년 전기차 폐배터리 수거와 재활용에 대한 제도가 정착되는 등 아직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제도와 구체적 폐기 지침 등이 모자라지만, 4.3점을 받은 중국은 2016년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활성화에 들어서 제도 기반과 기술, 시장이 잘 갖춰진 상태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한국은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이 중국에 비해 떨어지고, 원료 확보와 폐배터리 재활용 부문은 특히 취약하다"며 "해외자원개발과 재활용 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