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8만원으로 노후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어떻게 올릴까 [팩트! 국민연금]

입력
2022.11.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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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국민연금] <상> 소득대체율 정말 낮나
평균 18년 짧은 가입기간에 넓은 사각지대  
가입기간 최대 확보해 실질 대체율 올려야

'한 달을 58만 원으로 버텨라?'

국민연금에 가입해 꾸준히 보험료를 납부한 62세 이상 국민은 현재 한 달 평균 58만 원을 받는다. 서울에서 월세 내기에도 팍팍한 적은 액수다. 이 정도의 연금 수령액으론 미래 노후 생활이 암담할 뿐이다. 한국의 국민연금은 왜 이렇게 적게 받도록 설정됐을까.

연금 수령액을 결정하는 소득대체율은 지난해 43.5%였고, 2028년엔 40%까지 떨어진다. 그러나 40%는 40년 국민연금 가입시 평균 소득 대비 수령액 비율인 '명목 소득대체율'이다. 실제 현재 수급자의 생애 평균 소득 대비 수령액을 나타내는 '실질 소득대체율'은 24.2%에 불과하다. 생애 평균 소득이 월 100만 원이었다면, 실질 연금 수령액은 24만 원이란 의미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은 '푼돈 연금'이란 지적을 받지만, 이는 평균 가입기간이 짧은 한국의 덜 성숙한 국민연금 구조 탓이 크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금 수급자의 평균 가입기간은 18.7년이다. 그러나 납부한 지 20~30년인 가입자의 평균 월 수령액은 98만 원으로 오른다. 가입기간이 20년 미만에 연금을 앞당겨 받을 경우 수령액이 감액되지만, 최대한 오래 납부한 사람들은 기간에 비례해 수령액이 오르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27년 앞선 연금 역사를 지닌 일본이 최근 40년인 가입기간을 45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변화된 노동환경에 1100만이 사각지대… 상황 맞는 대책 필요

너무 넓은 '연금 사각지대'도 급여액이 낮은 이유다. 연금 납부자인 18~59세 인구(3,093만 명) 중 37%인 1,136만 명이 연금 보험료를 정상적으로 내지 못하고 있다. 소득이 없는 배우자 등 연금 제외 적용자가 742만 명에 달하며, 어려운 경제 여건 등으로 장기 체납하거나 납부예외자로 인정받은 사람도 394만 명이나 된다.

특히 소득·고용 안정성이 떨어져 가입률과 가입기간이 낮은 661만 명의 지역가입자(직장인을 뺀 가입자로 임시·일용직, 자영업자, 특수형태 근로자 등) 중 59.6%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해 연금 수급권을 취득하지 못하거나, 가입기간이 짧아 노후 소득이 취약한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인구 고령화 추세에 맞지 않은 가입 상한 연령도 문제다. 한국의 가입 상한 연령은 60세인 반면, 수급 개시 연령은 현재 62세에서 2033년 65세로 연장돼 5년의 공백이 생긴다. 반면 일본과 캐나다, 프랑스는 가입연령이 수급 개시 연령보다 높게 설정됐다. 일본과 캐나다의 가입 상한 연령은 70세, 수급 개시 연령은 65세이며, 프랑스는 각각 65세, 62세다. 국민연금 역사가 100년이 넘는 독일은 모두 67세로 공백이 없도록 설계됐다.

크레딧 등 각종 지원 확대를… 국회서 개정안 논의해야

국민연금의 현재 구조에 한계가 있지만 가입기간을 최대한 늘리면 연금 수령액을 올릴 수 있다.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공공연금센터장은 "소득대체율을 40, 50년 끌고 가야 하는 건 정책 목표고, 그때까지 당장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울지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2008년 '연금 크레딧'을 도입했다. 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가입자의 가입기간 일부를 정부가 보장하는 제도다. 출산크레딧은 자녀를 둘 이상 출산한 여성에게 12개월에서 최대 50개월(다섯 자녀)을 가입기간으로 인정한다. 군복무 크레딧은 병역법에 따른 군복무 시 6개월, 실업크레딧은 구직급여 수급자가 최대 1년간 연금 보험료의 25%만 부담하면 가입기간으로 계산하는 제도다.

현재 출산크레딧은 첫째 아이부터 적용하고, 인정 기간을 최대 36개월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군복무 크레딧은 병역의무 기간 전체를 인정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