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트위터, 아마존 등 빅테크(주요 기술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인력 감축에 돌입한 가운데, '콘텐츠 공룡' 월트디즈니 컴퍼니(이하 디즈니)도 조만간 직원 해고에 나설 전망이다. 디즈니는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식재산권(IP)을 대거 보유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전체 직원은 20만 명이 넘는다.
밥 체이팩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전사적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란 내용의 공지를 수석 부사장급 이상 임원들에게 발송했다고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디즈니의 3분기 실적이 공개된 지 이틀 만에 나온 조치다. 디즈니는 8일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9% 증가한 201억5,000만 달러(약 26조5,770억 원)라고 발표했다. 순이익은 1억6,200만 달러(약 2,136억 원)로, 전년 동기(1억5,900만 달러) 실적을 겨우 넘었다. 여기엔 디즈니플러스가 속한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부의 손실이 14억7,000만 달러(약 1,938억 원)로 지난해 대비 2배 넘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체이팩 CEO는 "일부 인력 감축을 예상한다"면서 "중요 직책을 제외한 모든 업무 부서에서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필수 업무와 연관되지 않은 출장도 제한하겠다"고 통보했다. 또 회사 재무 책임자와 법률 고문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마케팅과 콘텐츠, 행정 부문 지출 내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는 "여러분과 팀에 어려운 과정이 되리라는 것을 알지만, 우리는 힘들고 불편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최근 미국엔 테크업계를 중심으로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9일 전체의 13%에 해당하는 약 1만1,000명의 직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팬데믹 이후 빅테크들이 취한 인력 감축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디즈니 경쟁사인 넷플릭스도 올 들어 전체 직원 중 약 4%를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