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씻어내는 주말 비바람...왜 가을엔 미세먼지 기승일까

입력
2022.11.12 10:00
안정된 대기가 원인, 미세먼지 축적의 역설

주말에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뒤 차가운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하면서 몇 주간 시야를 뿌옇게 했던 미세먼지가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날씨가 추워지는 대신 다음 주는 먼지 없는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됐다.

주말 전국 비...비 그친 뒤 찬바람 불면서 기온 '뚝', 미세먼지 '싹'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말에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 새벽에 제주도를 시작으로 오전에 남해안, 오후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비는 13일 오전에 그치겠지만 경상 동해안에는 같은 날 늦은 오후까지, 강원 영동에는 14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곳도 있겠다.

또한 주말에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는 저기압은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북쪽의 차가운 공기를 대거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북쪽의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찬 공기를 강하게 불어넣어 기온은 전날 대비 3~10도 떨어지겠다.

대신 강한 바람 덕에 미세먼지는 다소 물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세먼지 수치는 계속 높아져 이달 9일부터는 대기환경기준인 '일평균 35㎍/㎥'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초과됐다. 10일에는 경기(65㎍/㎥), 충남(63㎍/㎥), 서울(59㎍/㎥) 등에서 초미세먼지 수치도 치솟았다. 11일도 상황은 비슷해서 서울과 경기, 충청권 대부분 지역이 미세먼지 '나쁨' 수준을 나타냈다.

가을에 미세먼지 많은 이유는… "대기안정에 따른 미세먼지 축적"

쾌청해야 할 가을에 미세먼지가 유난히 심해지는 것은 역설적으로 안정된 대기 때문이다. 여러 기단이 세력 싸움을 해 날씨가 역동적인 여름과 달리 가을에는 보통 이동성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점유한 상태로 잘 움직이지 않는다. 자연스레 공기 흐름이 정체되고 편서풍을 타고 중국 쪽에서 불어 들어온 각종 먼지에 국내 발생 미세먼지까지 합세해 계속 쌓이게 된다.

낮과 밤의 온도 차이가 10도 이상 나는 것도 미세먼지를 악화시킨다. 맑은 가을날이 계속되다 보면 일교차가 심해져 상공이 따뜻해져 있는 동안 밤에 아래쪽 공기가 차갑게 식는데, 이 상태가 대기 안정을 부르면서 공기가 순환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그대로 머무르게 된다.

미세먼지 해소에는 비보다는 바람 역할이 중요하다. 이번에도 비가 내리면서 북쪽에서 찬 공기가 몰려 내려오면서 대기 확산이 활발해지고 덕분에 미세먼지 농도가 빠르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일부터 13일 서해안과 전남 남해안, 강원 산지, 제주도 산지를 중심으로 순간 풍속이 20m/s까지 부는 곳이 있겠다. 우리나라로 내려온 대륙고기압이 자리 잡아 안정화되는 15일부터는 바람이 다시 잦아들겠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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