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 시간 버리지 마세요" CPR 등 고3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들

입력
2022.11.08 16:50
재난·위급상황 대응할 수 있는 체험형 안전교육 제공
실생활 도움 되는 금융·진로교육, SW·AI 교육 캠프 운영

"수능 이후 대부분의 고3 교실은 책상이 뒤쪽으로 다 밀려 있어요. 공부하라는 건 아니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울 소재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한 교사는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반복되는 고3 교실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 교사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부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수능 이후 기간을 이용해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다.

8일 교육부가 발표한 '수능 이후 학사운영 지원 계획'에 따르면 수능일인 이달 17일부터 올해 말까지 '학생 안전 특별기간'을 운영,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먼저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을 통해 다중밀집 환경 예방·대처를 위한 교육 자료를 제공한다. 또 학생들이 재난·위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지역별 안전교육 체험시설 정보도 안내할 예정이다. 위(Wee) 클래스와 위센터 등을 통해서는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심리 안정 지원, 진로 고민, 학업 스트레스 등의 고충도 상담받을 수 있다.

교육부와 관계부처는 학생 안전 특별기간 중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청소년 출입 시설 방역 강화 △유해업소 및 유해약물(술·담배·마약류) 단속 △미성년자 차량대여 감독 등 안전 관리를 강화한다.

대학에 진학하거나 사회 진출을 앞둔 학생들을 위해 교과 수업 외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교육도 제공한다. 서민금융진흥원과 금융감독원은 금융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소비·저축, 신용·재무 관리, 불법금융사기 예방 등의 금융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우수 진로 체험 프로그램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학생들이 전공 희망 분야 강의를 직접 듣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학공개강의를 준비했다.

중학교 재학 중 정보교육을 필수교과로 배우지 않은 현 고3 학생들이 디지털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인공지능 교육 캠프도 무료로 진행된다. 이 캠프는 학교 또는 학생 단위로 자율적으로 신청할 수 있으며, 내년 2월 말까지 참여할 수 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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