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강화한다. 호주, 칠레 등 미국 정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 중심으로 리튬 구매 계약처를 넓히고 있다.
SK온은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칠레 SQM과 리튬 장기구매 계약을 맺었고 6일 밝혔다. 진교원 SK온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카를로스 디아즈 QM 리튬 총괄사장 등이 참석했다. 디아즈 사장 일행은 계약에 앞서 충남 서산 SK온 배터리 공장을 찾아, 최첨단 생산 시스템도 둘러봤다.
1968년 설립된 SQM은 칠레 유일의 수산화리튬 생산기업이다. 현재 칠레 산티아고 증시 및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우수한 품질의 리튬을 안정적으로 생산해왔으며, 앞으로 공급 물량 확대도 가능한 기업이다. SK온은 2023~2027년 SQM으로부터 고품질 수산화리튬 총 5만7,000톤을 공급받는다. 이는 전기차 약 120만 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양측은 리튬 추가 공급 및 생산 시설 투자 검토, 폐배터리 재활용 등 중장기 파트너십을 위한 협력 관계 구축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칠레는 미국과 FTA를 맺었다. 따라서 SQM으로부터 리튬을 공급받을 경우, 미국 IRA 요건 충족에 유리하다. IRA는 전기차 구매 세액 공제 조건으로,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배터리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핵심 광물에는 양극재 핵심 소재인 리튬, 니켈 등이 포함돼 있고, 사용 비율이 2023년 40%에서 2027년 80%까지 점차 높아진다.
SQM과의 계약에 앞서 SK온은 배터리 핵심 원소재 공급망을 꾸준히 강화해왔다. 지난달 호주 '레이크 리소스'에 지분 10%를 투자키로 하고 2024년 4분기부터 10년에 걸쳐 리튬 23만 톤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이밖에도 △호주 '글로벌 리튬'과 안정적 리튬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 △스위스 '글렌코어'와 코발트 구매 계약 △포스코홀딩스와 이차전지 사업의 포괄적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등을 맺었다.
진 COO는 "이번 계약은 글로벌 생산 확대를 뒷받침하고 대외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사업 전략의 하나"라며 "뛰어난 품질과 신뢰성이 검증된 SQM과의 협력으로 SK온의 핵심 광물 공급망이 튼튼해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