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이준석 "이태원, 경찰 배치만으로 질서유지에 도움...안타까운 마음"

입력
2022.10.31 22:54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이태원 참사'에 대해 "참사 이후 낮과 밤이 뒤바뀌었다"며 "시간을 이틀 전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이 전 대표가 공개 발언에 나선 건 지난 13일 경찰의 '무고 혐의 송치' 결정에 반발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18일 만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학에서 졸업한 뒤 한국에 돌아와 부모님과 10년을 이태원에 살았다"며 "(참사가) 너무 안타깝기도 했고 누군가를 지목해 책임소재를 묻는 일보다는 조금이라도 이런 상황을 방지하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비판 대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아이디어를 차례로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우선 "앞으로 서울 시내 지하철 노선은 철저하게 데이터 기반으로 무정차 운행을 해야 한다"면서 "통신사의 기지국 밀집도 데이터와 교통카드 승하차 인원 통계를 바탕으로 사람의 의사판단이 아니라 자동으로 무정차 운행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이태원역으로 유입되는 사람의 수를 조기에 조절했다면 상황이 완화됐을 것"이라면서 "적극적인 상황 전파와 의료지원행위가 가능한 사람의 집결, 귀가지침 및 교통 안내 등에 적극적으로 재난문자가 사용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의 대응 미흡 문제도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경찰의 배치는 그 경찰관이 물리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 것보다 배치만으로 질서유지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경비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경찰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업장별로 틀어놓은 음악만 중지되어도 상황 전파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면서 "경찰과 지자체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시 일시적이고 즉각적인 영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밖에도 이태원 일대 '주말과 공휴일 차 없는 거리' 전환과 지하주차장 개발 등을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정부와 정치권은 신속하게 대책 수립과 필요한 법개정을 해나가야 한다"면서 "밀집지 안전대책에 대한 폭넓은 고민과 집중적인 투자로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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