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0년까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기술을 확보하기로 한 정부가 이와 관련해 핀란드와 협력 관계 다지기에 나섰다. 핀란드는 42년 동안 꾸준한 기술 개발과 주민 설득 끝에 2025년에 세계 최초로 고준위 방폐물 처분장 운영을 시작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과 관련해 화상으로 핀란드 고용경제부와 국장급 양자 협력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는 7월에 수립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연구개발(R&D) 기술 로드맵'에 대한 자문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주민 수용성 제고, 향후 양국 간 정책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 교환, 기술협력 관계 심화 등을 위해서다.
핀란드는 앞서 1983년 부지 선정을 위한 문헌 조사를 시작해 18년 만인 2001년에 핀란드 남부에 위치한 올킬루오토로 부지를 확정했다. 이후 2015년 고준위 방폐물 처분장 건설 허가를 받은 뒤 이듬해 12월부터 본격 공사를 시작했다. 내년 시범운영 후 2025년부터 세계 최초로 고준위 방폐물 처분장 운영을 시작한다는 게 핀란드 정부의 계획이다. 해당 처분장은 지하 450m에 건설됐으며 총 면적은 약 2㎢이다. 이곳에 사용후핵연료 약 6,500톤을 처분할 수 있다.
핀란드 방사성 폐기물 전담기관인 포시바(POSIVA)는 그동안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R&D 로드맵에 세부적인 자문을 해왔다. 이번 회의에서 핀란드 측은 "한국의 R&D 로드맵이 고준위 방폐물의 안전한 처분과 국민 신뢰 제고에 이바지할 것으로 평가한다"며 부지 선정부터 운반, 저장, 처분 등 모든 단계 기술 개발에서 두 나라가 협력을 이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주민들의 수용성은 높이는 데 있어 핀란드 경험을 공유하면서 과학적 절차와 투명한 정보공개, 주민 수용성을 확보한 다음 처분장 마련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동일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국장은 "원전을 적극 활용하려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확보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며 "이 분야 선도국인 핀란드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과학적 안전성과 주민 수용성이 확보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R&D 로드맵은 내년부터 2060년까지의 계획으로, 고준위 방폐물의 운반부터 저장, 부지, 처분 등 4대 핵심 분야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과 국내 기술수준, 기술개발 일정 및 방법, 소요 재원 등이 담길 예정이다. 현재 정부는 로드맵 마련을 위해 3월부터 운반·저장, 부지, 처분 등 3개 분과를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