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금리 10년 만에 5% 넘었는데... 고정금리는 소폭 감소?

입력
2022.10.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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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형 정책모기지론 수요 감소 탓"
9월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 5.15%
주담대 상승폭 20년 8개월 만 최고

가계대출 금리가 5%대를 넘어섰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꾸준히 상승한 결과다. 그러나 고정금리 비중은 오히려 소폭 줄어들었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0.39%포인트 상승한 5.15%로 집계됐다. 5%를 넘어선 것은 2012년 7월(5.2%) 이후 10년 2개월 만이다. 가계대출 금리는 2020년 8월부터 2년간 2.6%포인트 올랐는데,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최근 1년 상승폭이 2.05%포인트에 달한다.

5% 이상 고금리로 가계대출을 받은 비중은 자연히 2012년 6월(38.2%) 이후 가장 많은 37.7%로 늘어났다. 여전히 4%대 대출(49.6%)이 가장 많지만 그 비율은 전월 대비 5.8%포인트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0.44%포인트 오른 4.79%로 나타났다. 2002년 2월 0.49%포인트 상승 이후 20년 7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과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의 오름세 때문이다. 신용대출도 같은 기간 0.38%포인트 증가한 6.62%였다.

고정금리 줄어... "보금자리론 수요 감소 탓"

치솟는 금리에도 고정금리 비중은 24%로 줄었다. 보금자리론 등 고정금리형 정책모기지론 취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박창현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보금자리론은 주택 가격 6억 원 이하로 제한되는데, 수도권 등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지다 보니 수요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25일 한은 금융시장국도 주담대 변동금리 결정 요인에 관한 보고서에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빠르게 상승한 데다, 2020년 이후 정책형 모기지론 공급이 장기평균(2017~2021년)을 밑돌면서 금리 인상기에도 변동금리 비중이 높다" 고정금리 선호를 높이려는 정책적 노력을 당부했다. 다만 9월 감소폭은 0.5%포인트로 지난달 상승폭(7%포인트)을 대부분 지켰다.

현금 확보 경쟁에 수신금리도 대폭↑

저축성 수신금리는 0.4%포인트 늘어난 3.38%로 대폭 뛰었다. 박 팀장은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충족을 위한 은행 간 수신 경쟁이 심화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LCR는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은행이 국채 등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을 의무 보유해야 하는 비율이다. 3분기 90%, 4분기 92.5%로 분기별 목표가 상향 조정되고 있어 현금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다. 수신금리 상승을 이끈 정기예금 금리는 0.44%포인트 오른 3.35%였다.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수신금리 차이)는 전월 대비 0.21%포인트 줄었다. 기업대출을 합한 전체 대출금리 상승폭(0.19%포인트)이 수신금리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