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 하나인 페이스북의 운영사 메타플랫폼(메타)의 주가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27일 하루 동안 24%가량 급락했다. 연초 대비해서는 대략 70%가 빠졌다. 그동안 메타에 대해 낙관론을 펴 왔던 유명 투자자 출신 CNBC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이날 "내가 잘못했다"며 울먹였다.
27일 뉴욕 증시에서 메타의 주가는 전날보다 24.56% 하락한 97.94달러(약 13만 9,368원)에 마감했다. 2016년 2월 이후 처음 100달러 이하 주가를 기록했으며,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 2월 3일 26.4%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이날 급락의 원인은 전날 발표한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빴던 탓이다. 올 3분기 메타의 순이익은 44억 달러로 지난해 3분기 대비 50% 이상 떨어졌다.
그동안 메타 주가의 낙관론자로 유명했던 짐 크레이머는 이날 미국 CNBC에 출연하던 도중 울기 직전의 표정으로 '실수'를 인정했다. 그는 이날 "내가 잘못했다. 내가 틀렸다. 경영진을 믿었지만 잘못된 판단이었다. 너무 큰 오만이었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크레이머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하락세이던 메타 주가에 매수 기회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불과 3일 전인 24일에도 "메타에 대한 존중이 너무 없다"면서 메타를 어떻게든 변호하려 애썼다.
하지만 시장에선 메타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한 상태였다. 특히 저커버그가 메타버스를 겨냥한 신사업으로 점찍어 막대한 자원을 쏟고 있는 가상현실(VR) 부문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 메타의 가상세계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는 기존의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 후보군에도 미치지 못하는 조악한 그래픽과 다리 없는 아바타 등에 대한 불만으로 이용자 수가 외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헤지펀드 출신으로 CNBC의 간판 진행자인 크레이머는 2013년 이후 미국 거대 정보기술(IT)기업, 일명 '빅 테크'를 포괄하는 표현 '팡(FAANG)'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등장한 수많은 빅 테크 기업 키워드는 '팡'을 중심으로 변주되고 있다. 이렇게 호황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지만, 한편으론 과도한 낙관론과 예능에 가까운 방송 진행 등으로 인해 "크레이머가 말하는 반대로 투자하면 수익을 얻는다"는 뜻의 '인버스 크레이머(Inverse Cramer)'라는 온라인 유행도 등장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