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경쟁'해도 '분쟁'은 안 해" 시진핑 3연임에 바이든 첫 반응

입력
2022.10.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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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국방부 고위 관리 회의 주재
"중국에 군사 우위 유지, 분쟁은 추구 안 해"
미중관계 '결정적 10년' 국가안보전략 언급

“경쟁은 하되 분쟁은 추구하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3기 체제 출범 후 처음으로 미중관계 기본 원칙을 천명했다. 중국을 ‘유일한 경쟁자’로 규정했던 국가안보전략(NSS)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국은 특히 “중국과 냉전 상태를 원하지 않지만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단호히 맞서겠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과 회의를 하면서 “우리는 (중국에) 군사적인 우위를 유지해야 하지만 우리가 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시 주석과 여러 차례 만났다고 언급하면서 “나는 그에게 '우리는 치열한 경쟁을 추구하지만 충돌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중국과 점점 더 강도가 높아지는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22일 끝난 중국 공산당 당대회를 통해 3연임에 성공했다. 다음 달 15일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미중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든 대통령이 경쟁과 대화의 길을 모두 열어둔 것이다.

다만 미중관계가 대만 문제, 무역 갈등으로 여전히 얼어붙은 만큼 바이든 대통령의 중국 정책 기조는 '경쟁 대비' 쪽에 일단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NSS에서 밝힌 대로 지금은 ‘결정적인 10년’”이라고 짚었다. 미국은 12일 공개한 NSS에서 중국을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 그런 목적을 진전시키기 위한 경제ㆍ외교ㆍ군사ㆍ기술 능력을 함께 지닌 유일한 경쟁자”로 규정했다. 또 ‘중국과의 경쟁 승리, 러시아 억제’를 미국 안보전략의 핵심 목표로 내세웠다.

블링컨 "우리 이익과 가치 단호히 옹호"

블링컨 장관도 이날 블룸버그통신 행사에서 “(중국은 대만 문제에서) 현상 유지를 더는 받아들일 수 없고 (대만) 통일을 추구하는 과정을 가속하기를 원한다고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최근 공산당 당대회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포기를 절대 약속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질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냉전과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 중국을 억제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의 이익과 가치를 단호히 옹호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대만에 관해 수십 년간 유지돼 온 (하나의 중국 정책) 명제를 지지하면서 이러한 차이들을 평화롭게 관리하고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만 압박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다짐인 셈이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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