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발생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대한민국은 '연결이 사라진 사회'를 경험했습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먹통이 됐기 때문이죠. 카카오가 공식적으로 밝힌 복구까지 걸린 시간은 127시간 30분이었습니다.
불이 난 판교 데이터센터엔 네이버의 서버도 있었는데요. 네이버 역시 일부 서비스에 오류가 발생했지만, 카카오보다 훨씬 빠르게 복구됐습니다. 네이버는 주요 서비스를 이원화하는 등 사전 조치를 해둔 덕분이었습니다. 위기 대응에 있어 네이버가 한 발 앞섰다고나 할까요?
포털 사이트에서 출발해 메신저, 콘텐츠, 금융, 사회적 책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 두 기업의 라이벌사(史)를 h알파가 정리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두 창업자, 이해진 GIO와 김범수 의장은 서울대 86학번 동창이자, 삼성SDS 입사 동기입니다. 김범수의 한게임과 이해진의 네이버컴이 만나 'NHN'이 됐죠. 네이버는 다음을 누르고 검색 포털 1위에 등극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김범수 의장이 NHN을 나와 만든 게 카카오톡이었다는 거죠. 2014년 카카오는 다음과 합병합니다.
◆ 검색: 네이버의 압승. 한국을 구글이 정복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로 만든 건 네이버죠. 한국인 10명 중 6명은 검색 엔진으로 네이버를 씁니다.
◆ 커뮤니티: 현재 앱 사용량에선 네이버카페가 다음카페보다 앞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카페'라는 단어를 커뮤니티 서비스의 대명사로 만들었던 건 다음이었죠. 지금도 1020세대가 생각하는 트렌드의 최전선엔 '다음카페'가 자리하고 있어요.
◆ 메신저: 카카오의 압승. 한국인 90%가 카카오톡을 사용합니다.
◆ 콘텐츠: 웹툰이라는 형식을 처음 만든 건 다음이었지만, 현재 시장점유율은 네이버웹툰이 국내 1위입니다. 글로벌 사용자도 1억 6,600만 명.
◆ 금융: 각종 페이류의 선구자가 카카오페이죠. 가입자수와 고객 충성도 면에서 카카오가 앞서고 있습니다. 모바일 뱅킹의 시대를 연 것도 카카오뱅크였죠.
◆ 쇼핑: 이커머스 시장을 살펴보면 네이버쇼핑이 쿠팡을 제치고 국내 1위에 올라있네요.
카카오와 네이버의 미래 경쟁은 AI를 둘러싸고 이미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서비스 만으로 경쟁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국내 시가총액 10위, 12위에 오를 정도로 몸집이 커진 두 기업은 사회적인 역할도 요구받고 있으니까요.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두 기업. 앞으로 거대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책임도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두 기업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h알파 유튜브 영상 보러 가기(https://bit.ly/3RrDmye 링크가 클릭되지 않으면 URL을 주소창에 넣어주세요.)
연출 김용식 / 구성 제선영 / 진행·취재 양진하 / 촬영 김용식·최희정 / 영상편집 김용식 / 인턴PD 이상찬·김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