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여론조사에서 농민층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이 1주일 새 16%포인트 안팎으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쌀값 하락 방지를 위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정부가 쌀을 의무 매입하는 규정을 담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당정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 농심(農心) 이탈 배경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9일 국민의힘의 반발 속에 소관 상임위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했다.
24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17~21일 실시)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2.9%로, 전주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전반은 큰 변화는 없었지만, 농민층에서의 이탈 현상은 두드러졌다. 농림어업 종사자의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6.3%포인트 급락(55.1%→38.8%)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에서도 같은 경향이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35.3%로 전주 대비 1.0%포인트 하락했을 뿐이지만, 농림어업 종사자의 지지율을 보면 전주 대비 15.9% 포인트(57.9%→42.0%)나 하락했다. 반면 양곡관리법을 단독 처리한 민주당의 경우, 농림어업 종사자 지지율은 47.1%로 전주 대비 20.0%포인트(27.1%→47.1%)나 급상승했다.
리얼미터는 이러한 '농심'의 변화와 관련해 양곡관리법 개정안 추진이 민주당에 호재로, 국민의힘에 악재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농해수위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본회의 상정에 앞서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해당 법안을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규정하면서 반대 입장을 펴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안건조정위원회를 통해 농해수위를 통과했는데, 안건조정회의에 민주당 소속이었다가 탈당한 무소속(윤미향) 의원을 넣어서 (다수결로 처리하는) 편법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본회의 상정 전까지는 민주당과 절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도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상임위 통과에 대해 "농민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며 거부권을 시사한 가운데, 주 원내대표는 "법사위에서 합리적으로 조정되는지 등을 종합해서 마지막에 (거부권 행사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