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은 ‘관상동맥’이다. 관상동맥에 칼슘이 쌓여 석회화가 진행되면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죽상동맥경화증’이나 ‘동맥경화증’으로 악화한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석회화 빈도가 일반인보다 훨씬 높아 심혈관 질환이 발병률이 높다.
그런데 관상동맥 석회화가 있는 만성콩팥병 환자는 콩팥 기능 악화 속도가 더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만성콩팥병 진단을 받았다면 관상동맥 석회화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한승혁ㆍ윤해룡 연세대 의대 내과학교실 콩팥질환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관상동맥 석회화 지수가 100을 넘는 만성콩팥병 환자는 콩팥병의 악화 위험이 최대 42% 증가한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한국 만성콩팥병 환자 코호트에 등록된 1,936명을 대상으로 관상동맥 석회화 지수에 따라 0, 1~100, 100 초과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콩팥 기능 악화 위험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석회화 지수가 1~100인 그룹의 콩팥병 악화 위험성은 석회화 지수가 0인 그룹보다 29%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석회화 지수가 100을 넘긴 그룹에서는 이런 위험이 42%나 상승했다.
콩팥 기능 지표인 ‘사구체 여과율’도 관상동맥 석회화가 있는 환자에게서 더 빠르게 감소하며 콩팥 기능이 떨어졌다.
사구체(絲球體)는 콩팥에서 소변을 거르는 최소 단위로, 사구체 여과율은 1분에 소변을 얼마나 거르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사구체 여과율이 60mL/분/1.73㎡ 이하인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하면 만성콩팥병으로 진단한다.
이번 연구에서 사구체 여과율 감소 속도는 관상동맥 석회화가 없는 그룹에서 1년에 2.55mL/분/1.73㎡였지만, 석회화 지수가 1~100인 환자 그룹과 100을 초과한 환자 그룹에서는 각각 3.01mL/분/1.73㎡, 4.18mL/분/1.73㎡으로 훨씬 빨랐다.
한승혁 교수는 “관상동맥 석회화를 예방하려면 주기적으로 심혈관과 콩팥 기능을 측정하고 금연ㆍ운동으로 생활 습관을 교정해야 한다”며 “이에 더해 염분·인·단백질 섭취 제한 등 식이 요법을 준수하고, 혈압과 당뇨병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콩팥학회지(The Journal of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최신 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