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뒤늦게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의 원인이 된 데이터센터(IDC) 산업 전반을 강하게 관리 감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K C&C IDC 지하 전기실에서 발생한 불이 전체 셧다운과 공룡 플랫폼 서비스의 올 스톱으로 이어지자 안정성 강화 대책 마련에 나선 것. 하지만 정부는 지금까지 IDC와 플랫폼 사업자의 망 이원화 의무 등을 사전 관리 감독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방치해 온 만큼 늑장 대응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IDC 관리 감독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 정보보호클러스터에 KT클라우드와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LG CNS, 삼성 SDS, 롯데정보통신, 하나금융티아이 등 7개 국내 IDC 사업자를 불러 모았다. 과기정통부는 비공개 회의에서 각 사의 비상시 전력 차단 방안과 화재 대비 전력, 소방 설비, 배터리 이중화 현황 등을 보고받았다. 또 IDC 안정성 강화를 위한 업계 의견도 들었다. 그런데 정작 불이 난 SK C&C는 간담회에 빠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SK C&C의 경우 과기정통부 장관이 직접 여러 차례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IDC 업계는 자칫 이번 사태의 불똥이 IDC 산업 전체로 튈지 모른다며 긴장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사태 이후 일부 IDC 사업자들은 배터리 이원화 등 후속 조치를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재난 상황에서도 데이터센터가 끊김 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전력, 소방 등에 대한 보호 조치 기준을 구체화하고 정기 점검과 대비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