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경상수지에 부정적 요인이 산적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월 경상수지는 3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19일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이 발간한 '향후 수출 여건 점검 및 경상수지 평가' 보고서는 "수출 둔화세가 확대되고 운송·여행 등 팬데믹 호조 요인이 약화하는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이 높다"며 "경상수지는 당분간 변동성이 큰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①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먼저 "빅3(BIG3·미국, 중국, 유럽연합)의 경기 위축"을 짚었다. 특히 대(對)중국 수출은 "기술력 강화, 내수 중심 성장 구조로의 전환 등 구조적 요인까지 가세해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봤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는 것도 문제다. 보고서는 "비대면·재택근무 등 팬데믹 특수 요인이 약화하고 있다"며 "IT 수출이 비(非)IT보다 더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팬데믹과 정치적 갈등으로 촉발된 경제 분절화, 그에 따른 무역규제도 장·단기적 하방 위험이다.
경상수지를 제약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②소비 습관(패턴)의 변화도 언급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재화 수요(운송·무통관)는 급증하고, 여행 등 서비스 수요는 감소하면서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었는데, 일상 회복 이후 재화보다 여행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수출 경쟁력 강화가 바탕이 되는 가운데 에너지 소비 효율화 및 여행·콘텐츠 등 서비스업의 경쟁력 제고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한국의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에 비해 경상수지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향후 8월 수준의 적자가 재현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주욱 국제무역팀 과장)는 설명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