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가 한밭대와의 통합 논의에 착수하기로 결정해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지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재학생들의 반발이 여전히 커 통합 과정에 당분간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충남대에 따르면 최근 개최한 제18차 학무회의에서 위원 전원 합의로 한밭대와의 통합 논의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학무위는 총장을 의장으로 부총장, 대학원장, 학장 등 대학 주요 간부로 구성된 의결기구다.
이번 결정은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다수의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설명회와 공청회, 대학 혁신 연구용역과 학내 9개 직능단체의 의견수렴을 거쳐 이뤄졌다.
대학 측은 "학무회의 결정을 시작으로, 향후 평의원회를 거친 뒤 대학 통합 논의 공식 발표는 한밭대가 준비된 뒤 공동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밭대는 대학발전 특별위원회를 통해 구성원 설문과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지만, 총장 공석 상황이 이어져 방향 설정을 못하고 있다. 한밭대는 지난 6월 말 오용준(신소재공학과) 교수가 총장 임용후보자로 선출됐지만 교육부 검증이 마무리되지 않아 현재까지 총장 공석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학내 논의는 총장 임용 절차가 마무리돼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학무회의는 지난달 진행한 대학 통합에 대한 투표도 참고해 통합 논의를 최종 결정했다. 투표에선 총학생회를 제외한 모든 직능단체에서 찬성 의견이 우세하게 나왔다. 교수들(유효 투표율 69.3%)은 63.8%, 공무원은 62.7%, 공무직은 87%, 조교는 70.3%가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학생들의 반대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학생은 30.5%만 투표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96.3%가 반대했다. 총학생회는 학생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통합 논의가 결정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총학생회 측은 성명을 통해 "학생 투표율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통합논의 시작이 통과됐다고 한다"며 "왜 중요한 조사는 시험기간에만 하는 것이냐, 학교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느냐"고 항의했다.
앞서 지난 13일 국정감사에도 '대학 통합 논의와 관련해 학생들을 설득할 방안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광온(3선·경기 수원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생들이 왜 통합에 반대하느냐고 보느냐. 학생을 설득할 대안은 무엇이냐"고 따져 물은 뒤 "자칫 지역사회에 큰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협의과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진숙 충남대총장은 "학령 인구 감소 가속화 등으로 대학 간 통합이 필요하다"며 "통합에 따른 입시결과와 학교 브랜드 가치 하락, 본인들의 가치성 손상을 우려하는 것 같다. 학생들과 소통을 강화해 설득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