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족관에 남은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70일간 야생적응 훈련을 마치고 제주 앞바다에 방류됐다. 불법포획 후 수족관에서 쇼를 해온 지 17년 만이다. 해양수산부는 당초 비봉이 방류시점에 재포획 기준과 방법을 발표한다고 했으나 이번에도 끝내 제시하지 않았다. (☞관련기사보기: 방류 코앞 비봉이…야생 부적응 때 '플랜B'는 있나요?)
해수부는 16일 오전 9시 40분쯤 비봉이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가두리에서 방류했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이날 새벽 비봉이가 지내던 가두리를 야생 돌고래 무리가 서식하는 쪽으로 옮겼다. 이재영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무리가 가두리 근처로 접근할 때를 포착해 비봉이를 풀어줬다"며 "비봉이는 잠시 주저하더니 곧바로 가두리를 나갔다"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비봉이가 바다로 떠난 시점부터 위치 및 이동상황, 건강상태, 야생무리와의 동행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등지느러미에 부착된 위치정보시스템(GPS) 신호를 통해 이동 상황을 확인하고, 선박과 무인항공기(드론)로 건강을 관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한 달은 육상 3개 팀, 선박 2척을 활용해 매일 육상과 해상에서 추적할 예정이다.
비봉이가 야생에 잘 적응할 경우 '정기 모니터링' 단계로 전환하고 최소 6개월간 한 달에 한 번씩 5일 이상 연속으로 상태를 관찰키로 했다. 하지만 비봉이가 야생 적응을 하지 못한다면 다시 포획해 수족관에서 보호·관리한다고 밝혔다. 재포획 이후의 관리방안은 방류협의체 논의를 통해 결정된다.
그동안 방류 기준을 포함해 재포획 기준, 방법 준비와 공개를 요구했던 동물단체들은 "비봉이가 야생에서 잘 적응하길 바란다"면서도 이를 끝까지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해수부는 모니터링에 집중하겠다 했지만 실험이 아닌 이상 모니터링과 비상시 조치방법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도 "지금까지 방류과정은 비봉이의 강인한 생명력에 의존해온 경향이 크다"며 "방류부터 재포획 기준, 방법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재영 과장은 "지금은 모니터링에 집중할 때"라며 "재포획해야 하는 경우 이미 마련한 재포획 기준과 방법을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