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전기차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이차전지 수요도 늘어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이차전지용 고순도 니켈 정제 공장을 새로 짓는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과 용량을 결정하는 핵심 원료다.
포스코는 14일 전남 광양제철소에서 연산 2만 톤(t) 규모의 고순도 니켈 정제공장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포스코그룹 임직원과 엔지니어링사 등을 포함해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정제 공장은 내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광양제철소 내 7만4,000㎡(약 2만2,385평) 부지에 세운다. 가동할 경우 고순도 니켈을 1년에 2만 t 생산한다. 이는 전기차 50만 대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실제 배터리 양극재 제조에 쓰이는 니켈은 고순도 니켈에 황산을 첨가한 황산니켈(니켈 함량 22.3%) 형태로 들어간다. 이에 따라 고순도 니켈 2만 t을 이차전지용 황산니켈 중량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9만1,000t 규모다.
포스코가 추진하는 고순도 니켈 정제사업은 니켈을 제련해서 만들어지는 중간 생산물인 니켈매트(니켈 함량 70~75%)를 습식 정제해 순도 99.9% 이상의 이차전지용 고순도 니켈로 만드는 방식이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SNNC'가 페로니켈(철 80%, 니켈 20%가 함유된 합금철)을 제련과 탈철공정(페로니켈에서 철을 제거해 니켈 순도를 20%에서 70~75%로 올리는 공정)을 거쳐 니켈매트로 만들면, 포스코는 니켈매트를 정제해 고순도 니켈을 만들어 포스코케미칼 등 이차전지 소재를 만드는 계열사에 공급한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국내 최초로 니켈 광석부터 고순도 니켈까지 생산·공급하는 체제를 만들게 된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중국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미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2006년 니켈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뉴칼레도니아 니켈 광산에 투자하고, 원료 법인인 '니켈마이닝컴퍼니'(NMC)를 세웠다. NMC에서 니켈 광석을 공급받아 SNNC에서 STS원료인 페로니켈을 만들고 있다.
이주태 포스코 구매투자본부장은 "포스코그룹은 이번 투자로 광석에서 고순도 니켈까지 전 과정을 직접 생산·공급하는 체제를 구축했다"며 "이차전지소재 시장을 이끄는 글로벌 기업으로 위상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