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말 금리 4.5% 간다는데... 역전 폭 확대 우려

입력
2022.10.12 19:00
2면
한은 빅스텝 초강수에도
연준 올해 1.25%p 추가 인상 가능성
연말 금리 차 1%p까지 벌어질 수도

12일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도 올 연말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1%포인트 이상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남은 두 차례의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도 금리를 대폭 끌어 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3.0%로 결정하면서 미국 기준금리(상단 기준 3.25%)와의 격차를 0.25%포인트로 좁혔다. 미 연준이 지난달 사상 첫 3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서 양국 금리 차는 0.75%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태였다.

문제는 연준이 연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금리를 크게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공개한 점도표(연준 위원들이 각각 점으로 표시한 금리 전망)에서 올 연말 금리를 4.4%로 예상했다. 올해 남은 두 차례 FOMC(11월과 12월)에서 자이언트 스텝과 빅스텝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실제 연준의 향후 금리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현재 시장(61%)은 연말 미국의 금리 수준을 4.25~4.5%로 보고 있다.

이 경우 한은이 11월 예정된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빅스텝을 밟아도 양국 금리 격차는 1%포인트로 벌어진다. 역대 한미 금리가 최대로 벌어졌던 건 1996년~2001년 1.5%포인트다. 실제로 연준 고위 인사들은 연일 고강도 긴축을 이어가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11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약한 긴축에 따른 인플레이션 고착화 위험이 크다"며 공격적인 금리 인상 작업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이 크거나 장기화할 경우, 한국으로선 자본 유출과 원화 가치 추락 가능성이 커진다. 이미 1,400원대에 진입한 원·달러 환율이 재차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한은으로서도 연준과 금리 차가 과도하게 벌어지지 않기 위해 어느 정도의 보폭을 맞출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미국과 금리 차이가 발생한다고 해서 반드시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 그로 인한 환율 변동과 물가 압력, 금융 안정 상황에 미칠 위험(리스크)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