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 "궐련형 전자담배가 연초보다 질병 발병 위험 낮다"는데...그 근거는

입력
2022.10.11 22:00
'글로 위해저감 1년 임상연구 결과' 발표
"폐·심혈관 질환 관련 지표 개선" 주장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연초 담배보다 폐·심혈관 질환 등 질병 발병 위험성이 낮다는 주장이 나왔다.

담배업체 BAT로스만스는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초 담배를 자사의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인 글로(glo)로 전환할 경우 각종 건강지표가 개선된다는 내용의 자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영국에 거주하는 23~55세 성인 500명을 △비흡연자, △금연한 자, △연초 담배 사용자, △글로로 전환한 흡연자로 나눠 1년간 진행했다. 담배 연기 유독성분 노출과 관련한 주요 생체지표와 특정 질병의 조기 발병과 연관이 있는 잠재 위해 지표를 매달 검사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 글로로 완전히 전환한 흡연자는 연초를 지속 사용한 흡연자와 비교해 폐·심혈관 질환, 암 등의 조기 발병과 관련된 잠재 위해 지표가 꾸준히 좋아졌다고 BAT로스만스는 밝혔다. 심혈관 질환 조기 발병과 관련, 염증 지표인 백혈구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아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흡연 관련 질환과 연관있는 산화 스트레스 수치도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또 200개 이상 화학 검사와 75개 이상 생물학 검사를 시행한 결과, 글로 제품군에서 연초 담배가 생성하는 독성 화합물이 감지되지 않거나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AT로스만스 관계자는 "글로가 완전히 무해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니코틴은 중독성이 있다"면서도 "글로 흡입시 나오는 에어로졸(공기에 섞인 미세입자)에 포함된 독성은 연초 연기보다 90~95% 낮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보건 당국이 궐련형 전자담배가 인체에 덜 유해하다는 주장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김은지 BAT로스만스 대표는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얘기를 하기는 힘들 것 같다"면서도 "우리가 갖고 있는 수치로 좀 더 소통하면서 좋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경쟁사 신제품 출시…국내 시장 경쟁 고조될 듯


BAT로스만스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유해성이 적은 대체품으로 글로를 제공해 2030년까지 비연소 제품군 소비자 5,000만 명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 상반기에는 비연소 제품 소비자가 2,040만 명에 달했는데, 2018년 대비 약 250% 늘어난 수치다.

김 대표는 "2020년 6.04%에 불과했던 글로의 시장 점유율이 올 6월 기준 약 12%까지 올라왔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소비자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하반기 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아이코스 일루마' 출시를 공식화하고, BAT로스만스도 신제품 출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싸움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날 필립모리스의 신제품 출시에 대해 "경쟁사가 출시한다고 따라서 신제품을 낼 필요는 없다"면서도 "언제,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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