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파리바게뜨 소속 제빵 기사들과 약속한 사회적 합의가 이행됐다며 민주노총이 사용 중인 '합의 미이행' 문구를 사용해선 안 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 전보성)는 SPC그룹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이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과 파리바게뜨 지회 등을 상대로 낸 업무방해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4일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파리바게뜨가 사회적 합의를 일정 수준 이행했다고 판단해, SPC그룹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오인할 수 있는 문구를 사용해선 안 된다고 화섬노조 측에 주문했다. 아울러 위반 시 회당 100만 원을 파리크라상에 지급하라고 했다.
화섬노조와 SPC그룹의 갈등은 2017년 6월 파리바게뜨 가맹점 제빵기사 불법 파견 논란과 함께 시작됐다. 당시 민주노총 파리바게뜨 지회는 SPC그룹의 제빵기사 불법파견 문제를 공론화했고, 같은 해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가 소속 제빵기사 등 5,000여 명에 대해 직접 고용할 것을 명령했다.
SPC그룹은 자회사 피비파트너스를 설립해 제빵기사들을 직접 고용했고, 제빵기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사측과 노조, 가맹점, 시민단체, 정당 등 이해당사자 8곳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 합의 문서엔 신규법인 설립 조건과 직원들의 근로계약 및 처우 개선, 협력업체 문제점 시정, 소송 등 사법적 조치 해결, 노사 상생 등 11개 조항이 담겼다.
화섬노조는 그러나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12월부터 SPC그룹에서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화섬노조는 '파리바게뜨 사회적 합의 이행검증위원회'를 통해 파리바게뜨가 합의 사항 중 일부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서부지법 역시 파리크라상이 노조를 상대로 낸 집회천막 철거 및 시위 문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당시 SPC그룹이 임금 보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행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