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불빛만큼 빛난 GOP 병사들 눈빛

입력
2022.10.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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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6·25전쟁 중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백마고지와 화살머리고지를 관할하고 있는 경기 연천군 육군 제5보병사단 GOP 부대를 찾았다. DMZ의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찾은 그곳에서 나의 시선은 듬직한 장병들에게 사로잡혔다. 경계에 임하는 이들의 눈은 감히 장엄한 일출과 일몰보다 더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3년 가까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잠시나마 우리들의 머릿속에서 지워진 그곳에는 여전히 ‘국토수호’라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국군장병들이 있었다. 야간근무에 투입된 김효(21) 일병은 "GOP 근무가 항상 긴장감이 감돌지만, 사계절 변화하는 DMZ 풍경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힐링이 되고 사회에서 군대를 생각했던 부정적인 요소들이 사라졌다”라며 군 생활에 대한 단상을 밝혔다. 첫 휴가 때 막사 내 헬스장에서 단련한 자기 몸을 보여주며 선택받은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GOP만의 낭만을 자랑하고 왔다고도 했다.

짧은 시간 방문한 연천 GOP에서 만난 장병들은 철없는 20대 청년들이 아니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자부심이 대단한 멋진 청년들이었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훈훈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


왕태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