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1등에 당첨된 인도 남성..."차라리 3등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

입력
2022.09.27 15:28
인도의 아눕 바두씨...약 43억 원 복권 1등 당첨
당첨금 나눠달라는 사람들 몰려와 외출 못 하고 끙끙

인도의 한 남성이 복권에 당첨된 후 불행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첨금을 나눠달라는 사람들의 요청에 시달려 꼼짝없이 집에 갇힌 채 외출을 못 하고 있어서다.

인도 남부 케랄라주에서 차량 운전기사로 일하는 아눕 바두(30)씨는 이달 초 주정부 복권에서 1등으로 당첨됐다. 당첨 금액만 2억5,000만 루비(약 43억8,000만 원)에 달했다.

그는 말레이시아로 일하러 가기 하루 전인 지난 17일 복권을 구매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가 복권 살 돈이 부족해 두 살 아들의 돼지저금통을 깨서 보탰다는 것이다. 바두씨는 빚이 많아 대출 신청을 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복권 당첨의 행복은 길지 않았다. BBC에 따르면 당첨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바두씨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당첨금을 나눠달라는 사람들이 몰려 들었고, 그는 밖에도 나가지 못한 채 집에만 갇혀 있게 된 것이다. 그는 "당첨됐을 때는 너무 기뻤지만 곧 상황은 통제 불능이 됐다"고 전했다.

사실 바두씨가 받을 당첨금은 세금을 제외하고 1억5,000만 루피(약 26억 원)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끊임없이 찾아왔고, 결국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과 가족을 괴롭히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영상을 통해 "당첨되지 않았더라면 좋았겠다. 차라리 3등을 했다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남겼다.

그는 당분간 집을 떠나 친척 집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바두씨는 "수도 없이 내가 아직 어떤 돈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사람들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집을 떠날 수도 없고, 아이가 아파도 병원에 데려갈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은영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