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으로 환율 1,434원까지 상승할 듯"

입력
2022.09.22 17:30
'한미 금리차 변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공개
10월 한은 기준금리 인상폭별 1,410~1,434원 상승 
"금융 방어력 취약, 적극적 환 관리 대책 필요"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단행으로, 다음 달 원·달러 환율이 최고 1,434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2일 공개한 '한미 기준금리차 변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면서 기준금리가 3.125%(목표범위인 3.0~3.25%의 중간값 기준)로 높아졌다. 이는 한국(기준금리 2.5%)보다 0.625%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7월에 이어 다시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기준금리 역전은 원·달러 환율을 높이는 촉매가 된다는 게 한경연 분석이다. 미 기준금리 변동 폭이 한국 기준금리 변동 폭보다 1%포인트 높으면 환율 상승률은 8.4%포인트 오른다(전년 동월 대비)는 분석이다.

이를 다음 달 한은의 금리 인상 시나리오에 적용하면 원·달러 환율은 1,409.6~1,434.2원으로 형성된다. 한은이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 환율 상승률은 22.4% 높아져 1434.2원까지 오르고, 빅 스텝(0.5%포인트 인상) 때는 20.3% 환율 상승률을 보이며 환율은 1409.6원이 된다.

이런 고환율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한경연 분석이다. 연준이 연말까지 4.4%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신호를 주고 있어 11, 12월 두 차례 남은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회의에서 최대 1.25%포인트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한경연은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격차는 0.125%포인트~0.375%포인트로 이뤄진다고 봤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민간의 금융 방어력이 취약한 상황이어서 한국은행이 미국의 공격적 기준 금리 인상을 따라가기 어렵다"며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환율 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무역수지 관리 중심의 외환시장 안정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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