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애플페이 한반도 상륙 가능성..."삼성페이와 결제 맞대결 볼 만해졌다"

입력
2022.09.20 11:00
13면
애플페이, 연내 국내 도입설 모락모락
NFC 결제 단말기·수수료율 관건
삼성전자 삼성페이와 맞대결 불가피
국내 스마트폰 시장도 요동칠 전망


애플의 간편결제 시스템 '애플페이'가 이르면 올해 안에 한국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의 삼성페이와 '스마트폰 간편 결제' 맞대결 성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애플페이 국내 진입 소문은 여러 차례 나왔지만 최근 현대카드 등 업무협약 파트너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훨씬 구체화되고 있다. 삼성페이가 사실상 독점해 온 국내 스마트폰 간편 결제 시장에서 애플페이가 어떤 전략을 들고 올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애플페이, 계속되는 '연내 한국 상륙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연내 애플페이 국내 상륙설의 근거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지난달 초 ①현대카드의 애플페이 1년 독점 계약설을 시작으로 ②최근 업데이트 된 아이폰 운영체제 iOS16 월렛(지갑) 서비스의 '애플페이 시작하기' 메뉴가 담기고 ③애플코리아 홈페이지 이용 약관에 애플페이 청구 관련 문구가 추가되는 사례까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이 중 현대카드 협업설은 현대카드가 국내 대형 카드사 중 애플페이가 채택한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능을 지원하는 카드사 중 한 곳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현대카드가 이미 애플페이 도입을 위해 NFC 결제 단말기 및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독점 도입에 대해 묵묵부답이고, 애플코리아 측도 운영 체제 업데이트와 이용 약관 개정이 전 세계에 공통적으로 적용된 사안일 뿐, 한국 시장만의 변화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애플페이에 대한 애플코리아 측 입장은 '답변을 내놓지 않는 것'으로 정리되고 있어 "보안 유지에 나선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하다.


삼성페이 VS 애플페이 맞대결 성사될까



현재 애플페이는 미국과 영국, 호주, 중국 등 70여 개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삼성페이가 한국, 미국, 인도 등 20여 개 국가에서 서비스되는 것과 비교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애플페이가 우위다. 하지만 한국시장에선 ①애플페이에 적용되는 NFC 기능을 지원하는 단말기 보급률이 한국에선 5% 미만으로 낮고 ②미국 시장 기준 건당 0.15% 수준인 수수료율 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반면 삼성페이는 국내 결제 단말기 상당수가 채택하는 마그네틱 보안전송(MTS)과 NFC 기능을 모두 지원하고 있고, 카드사 등에 따로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애플페이가 한국에 와도 효용성 면에서 당장은 삼성페이가 더 유리한 이유다. 또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삼성전자 77%, 애플 22%로 약 세 배 가까이 차이 나는 만큼, 애플 입장에선 단말기 보급 부족 문제도 극복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최근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의 결제 단말기에 NFC 기능이 확대되면서 애플페이 접근성도 높아지고 있다. 애플이 국내 협력사와 NFC 결제 단말기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 문제를 합리적 수준으로 낮춘다면 일단은 '해볼 만한 승부'가 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 시리즈 사용자 중 상당수가 애플이 지원하지 않는 ①삼성페이 ②통화녹음 기능 ③교통카드 기능을 스마트폰 선택 이유로 꼽고 있는 만큼, 애플페이 국내 도입이 스마트폰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갤럭시를 쓸 이유가 없다",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아이폰으로 이동하는 것을 고려하겠다" 등 소비자 호응도 쏟아지고 있다.

송주용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