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 신민아는 1990년대에 데뷔해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배우들이다. 재개봉을 알린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에는 공효진 신민아의 과거가 담겼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 옛날 작품에서 이들의 오늘날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2009년 4월 개봉한 영화다. 디지털 리마스터링 개봉을 확정 지어 오는 22일부터 극장가를 찾을 예정이다. 외모, 성격, 직업은 물론 아버지마저 다른 자매 명주(공효진)와 명은(신민아)의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두 사람은 오래전에 자취를 감춘 명은의 아버지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
극 초반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은 사소한 일로 삐걱댄다. 생선을 팔며 살아가는 언니 명주는 숙소의 위생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털털함을 지니고 있고 까칠한 커리어우먼 명은은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 달라도 너무 다른 패션 스타일은 이들의 성격과 관계를 보여주는 듯하다. 명주는 눈에 띌 정도로 알록달록한 옷을 고수하고 명은은 깔끔한 무채색 의상을 입는다.
그러나 여정을 함께하면서 이들은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명주의 옷을 빌려 입은 명은의 모습이 이를 보여주는 듯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격한 말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서로를 원망하기도 한다. 두 사람이 가진 곪아 있던 마음의 상처는 터진 후에야 치유된다.
명주와 명은이는 각각 KBS2 '동백꽃 필 무렵' 속 동백이와 tvN '갯마을 차차차'의 혜진을 보는 듯하다. 명주는 동백이처럼 홀로 아이를 키운다. 명은이는 혜진처럼 서울 아닌 곳에서의 삶에 낯설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관점에 따라 예민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말과 행동이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동백꽃 필 무렵' '갯마을 차차차'를 떠올리며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를 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성 정체성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소재를 다룬다는 점에서도 시선을 모은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측 관계자는 본지에 "지금 시대에 어울리는 소재와 이야기들을 다룬, 앞서 나간 영화라고 생각한다. 당시보다 지금 더 크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많은 관객들이 시대적 흐름에 맞게 이 영화를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2009년 개봉한 영화에서 내용이 추가되거나 삭제되진 않았지만 색감, 음향이 조정됐기에 관객들은 더욱 생생하게 옛 작품을 즐길 수 있다.
공효진과 신민아 또한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의 개봉을 앞두고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공효진은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르니 소중하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를 극장에서 상영하면 몰래 가서 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신민아는 과거를 회상하며 "연기에 대한 열정이 크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던 시기였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의 명은이란 역할도 그중 하나였고 그래서 먼저 출연을 희망했다"고 전했다.
다시 극장가에 돌아오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다시 한번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효진 신민아의 현재와 작품 속 과거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